순종은 제자학교 훈련을 시작하고 두 번 째로 받은 필독서이다. 많은 방해 속에 읽게 된,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도 빨리 정독할 수 있는 책이 아니였던 것 같다. 완독한 이후로는 성경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종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겪는 많은 어려움의 근본 원인과 인간이 죄로 말미암아 잃어 버렸던 자유와 보호를 회복하게 되는 예방주사와도 같은 말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나님께 나름 순종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던 교만한 나에게는 도전과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먼저 순종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고,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권위에 불순종함으로 에덴동산에서 누리던 자유와 보호를 잃어버린 것처럼, 지금도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공급하심이 막히거나 아예 끊어진 채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은 죄이고 죄는 불법이다”(요일 3:4)고 말하고 있다. 불법은 하나님의 법이나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불법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셨던 혼인 잔치 비유와 포도원 두 아들에 대한 비유는 하나님 권위에 불복하는 것이 진정한 죄요 불법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자기의 계획과 뜻에 방해가 되면 쉽게 불순종하는 사람들은 말씀 보다 자신의 뜻을 앞세우는 습관에 젖어 예수님께 순종하지 못할뿐더러 이런 삶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기들이 불법을 행한다는 걸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나에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주일성수와 술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세상은 기독교를 가리켜 개독교라 비웃고, 자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에 실망하고 손가락질 하는 걸 18년 사회생활을 통해 많이 겪었다. 술을 거부하는 나에게 장로도, 권사도 술 다 먹고 살던데 너만 거룩한 척 살지 말라는 말을 수없이 많이 들었고, 주일에 잡힌 야유회를 못간다고 했을 때 들었던 모욕적인 말들은 잊지 못한다. 하나님은 불법(죄)을 행하는 자들을 향해 “불법(죄)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라가(마 7:23)” 말씀하신다.

불법이라는 죄의 은밀한 세력에는 미혹의 영이 있어 하나님 뜻에 불순종하게 만들고 결국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이 끊어지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은 심령이 미혹된 가인을 통해 불법(죄)은 자기 실상을 보지 못하고 자기는 하나님 앞에서 바르다며 자기 논리를 하나님의 권위보다 높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하나님의 권위에 온전히 순종하지 않고 부분적 순종으로 자신의 논리와 의를 앞세우다 비참한 최후를 당하는 사울왕의 실패는 우리에게 경고와 교훈을 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100%의 순종하지 못하는 사울왕의 모습과 자기의 논리를 고집하는 가인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부끄럽고 두려웠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든 다니지 않는 사람이든 언젠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불법(죄)에 대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두렵고 떨림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권위 앞에 순종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불순종은 또한 사탄의 세력이 합법적으로 들어올 길을 내주게 되어 살아가는 삶에 위기가 끊이지 않게 만들고, 그로 인해 사탄의 영향력 아래 우리의 삶이 놓이게 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예수님을 믿기 전에 친정에서 수없이 겪었던 고난들도 이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이 겪는 질병과 고난의 원인을 반드시 불순종이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아브라함, 요셉, 한나, 다니엘, 욥, 다윗, 바울 등 하나님께 순종하면서도 고난 당한 하나님의 사람들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순종하는 사람의 고난은 영적으로 그들을 성장시켰고, 죄의 자리에서는 돌이켜 회개함으로 하나님을 알아가며,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한 사람으로서 약속의 축복을 받았다.

아브라함은 독자 이상을 바치는 시험을 통과함으로 믿음의 조상이 되었고,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받아 노예로 팔려갔지만 인내함으로 애굽의 총리가 되었고, 다윗은 억울한 쫓김 속에서도 기름부음 받은 사울 왕을 하나님께 맡김으로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로 인정 받았다.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롬 13:1). 각 사람은 자기 삶을 다르시는 모든 권위를 하나님이 정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복종과 하나님이 위임하신 권위에 대한 복종에도 순종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 복종한다고 고백하면서도 하나님이 위임하신 권위에는 복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가장 궁금했던 “악한 권위에도 순종해야 하는가?”에 대한 성경적 해답을 말씀을 통해 알게 하심에 개인적으로 마음이 시원하다. 지혜로우신 하나님은 절대 목적 없는 고난을 우리에게 허용하지 않으셨다.

모세 시대의 바로왕은 히틀러와 다름없는 악한 왕이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고 모든 민족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이스라엘 앞에서 떨게 만드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도구로 사용하신 악한 왕이었다. 성경에는 당장은 하나님의 뜻이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고난을 바꾸어 당신의 구속의 뜻을 이루는데 사용하셨다는 것을 보여준다.

순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 요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박근혜대통령을 많이 생각나게 하셨다. 촛불 집회까지 하며 세계적으로 떠들썩한 우리나라의 모습은 온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목사님 말씀처럼 교회와 성도는 하나님께 겸손히 회개하며 기도할 때임이 맞다. 우리 또한 다윗처럼 겸손과 순종과 기도로 하나님께서 지도자들의 마음을 만지시고, 새롭게 일하시도록 하나님이 주신 기회로 알고 세우신 권위 앞에 복종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정에 세우신 하나님의 권위를 가슴에 새겨본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하나님께서 세우신 남편의 권위 앞에 순종과 복종하지 못했던 연약함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권위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순종하는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 순종하는 행동으로 나의 믿음이 온전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