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담임목사님께서 새벽기도 예배설교 시작하실 때 어느 덧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비가 내린다고 말씀하신 적이 기억이 난다. 그날은 날씨가 풀린 줄 알고 가볍게 입었다가 꽃샘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그 다음 어느 날 새벽기도 때도 새벽녘에 내린 봄비로 말씀을 시작하셨다. 그날은 내복까지 든든하게 입고 출근을 했다. 예측대로 비 온 뒤에 바람도 불고 쌀쌀한 봄 날씨였다. 3월이면 희망을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 마음에는 따뜻한 봄이 왔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추운 한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 화요일부터 근육통과 두통으로 머리가 아프더니 행복모임을 첫 인도하는 수요일 오후까지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저녁에 성령님께 모두 맡기고 행복모임에서 복음을 전하고 은혜 받고 나눔 속에서 한바탕 웃고 나니 거짓말 같이 근육통, 두통이 사라졌다. 그 동안 중요한 일을 앞두고 압박감과 염려 때문에 나의 내면의 세계는 영적인 공급이 없이는 무질서하고 늘 혼란스러워 육체적인 통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책은 나의 내면 상태를 책상에 펼쳐 놓은 듯하다. 저자는 우리의 내면세계는 본질적으로 영적인 영역이라고 한다. 세상의 가치로부터, 영적공해가 이 영역을 침투하지 못하게 내면세계가 질서정연한 상태를 유지해야 된다고 한다. 내면세계는 마치 조정실과 같아서 외면세계를 움직이게 하고 외부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쫓겨 다니는 사람과 부름 받은 사람의 구별에서 출발점을 찾고 있다.
쫓겨 다니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에만 만족감을 느끼고 성취의 결과에만 집착을 한다. 성공과 기회만 잡기 위해 팽창욕에 사로잡혀 있다. 자기 내면의 인격을 자문해 볼 시간조차 아까워하기 때문에 온전한 인격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인관계 기술을 닦는 데만 신경을 쓰고 경쟁심도 강하고 격렬한 분노를 품고 살아간다. 쫓겨 다니는 사람은 가족도 돌볼 시간도 없이 비정상적으로 바쁘고, 노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고 영적인 예배를 피한다. 저자는 쫓겨 다니는 경향의 사람들을 황금 새장에 갇혀 버린 인생이라고 표현한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과거의 저의 모습은 내면세계가 혼란스런 쫓겨 다니는 인생을 살았다. 세상 사람들이 황금 새장에 갇혀 죽어가는 것처럼 저는 깊은 우물 구덩이에 제 자신을 철저히 가두었다. 저는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늦게 까지 성공을 위해 일을 해야만 한다.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24시간을 풀가동하며 저의 성취, 성공을 위해 달려갔었다. 여가를 즐기고 노는 사람들을 사치스럽고 무능력한 실업자처럼 여겼다. 지난날의 삶은 열심히 살았지만 저의 내면의 세계는 불안정하고, 근심, 걱정, 스트레스로 무질서하고 자주 외부로 감정이 폭발을 했다. 저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들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다. 예수님을 다시 만나고 영적인 눈을 뜨고 제가 죄인임을 깨달았다. 과거 제 인생은 철저하게 쫓겨 다니는 사람으로 살았었다.
부름 받은 사람은 내공의 힘을 가지고 외부로부터 인내하는 인생을 산다. 부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청지기임을 알고 있다. 세례 요한은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예수님을 맞이하였다. 요한은 자기를 떠나 그리스도께로 가는 군중에게 서운해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잠시 동안 요한의 보살핌 아래에 두셨다가 다시 찾아가신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부름 받은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고 흔들리지 않는 목적의식을 갖고 굳은 헌신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아간다.
세례 요한은 어떻게 내면의 세계가 질서정연하게 부름 받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요한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요한의 부모는 고결함과 경건함, 인내심을 갖추고 요한의 영혼에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을 심어주며 양육을 하였다. 요한은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사회로부터 격리 된 채 광야에서 홀로 살던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시고 고요하고 메마른 광야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각인시킨다. 우리의 내면의 세계는 어떠한가? 쫓겨 다니는 자 사울처럼 다윗을 잡기 위해 분주할 것인지 세례 요한처럼 부름 받은 자로 살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저자는 내면세계의 영적 차원에서 질서를 잡는 것은 영적인 정원을 가꾸는 작업이라고 비유를 한다. 내면의 영적 중심부로 표현되는 이 정원은 하나님의 영이 오셔서 자신을 나타내시고, 지혜를 주시고 칭찬하시고 꾸짖기도 하시고 격려, 방향제시 인도해주시는 곳이다. 우리는 영적 훈련을 통해 영적인 정원을 가꿀 수 있다.
그리스도의 사람이 고독과 침묵을 추구하고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예배하고 중보기도로 영적 훈련을 통해 우리의 정원을 계속적으로 가꿔야 한다.

저는 오늘도 하나님과 친밀해지고 내면의 세계에 견고한 진을 세우고자 영적 훈련 중이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미친 듯이 바쁘고 분주한 가운데 삶의 여유가 없었다. 제 몸을 늘 바쁘게 굴려야 불안감에서 자유롭고 세상의 속에 제 존재감을 심기 위해 살았다. 그러나 힘들게 세웠던 성취감, 성공은 약한 파도에도 무너지는 모래성에 지나지 않았다. 한 걸음 한걸음 내딛고 주일에 충분한 휴식과 여유를 통해 하나님과 친밀한 교재 시간을 갖고 견고한 저의 내면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쫓겨 다니는 자에서 부름 받은 자로 인생을 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영적인 훈련을 잘 감당 할 것이다. 제 마음에 모래성을 허물고 영적인 시온성을 견고하게 쌓고 어떠한 영적공격에도 무너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유지보수 관리 할 것이다. 때로는 외롭고 추운 광야에 버려진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요한처럼 고요하고 메마른 광야에서 영적인 훈련을 받는 중이다. 저는 부름 받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