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초창기부터 절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절기를 더 잘지키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도 두었습니다. 부활절 앞에는 사순절, 성탄절 앞에는 대림절의 준비기간을 두었습니다. 성탄절의 최고 메시지는 임마누엘입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700년 전에 선지자 이사야가 예언했습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 7:14). 임마누엘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입니다. 이 예언이 700년 뒤에 말씀대로 성취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자기 백성들을 멸망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것이 성탄입니다.

말씀이신 하나님이 임마누엘 하셨습니다.

전능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이 이렇게 형편없는 나 때문에 이 땅에, 지금 여기에 오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높은 보좌에 따로 계시는 분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사람 속에서 그들의 슬픔, 아픔, 고통, 비천, 가난, 어려움을 같이 겪으시고 사랑과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은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임마누엘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시골마음 베들레헴의 이름없는 여관의 마구간에서 태어났습니다. 왕궁이나 부자집, 경호원이나 문지기가 지키는 곳이었다면 예수님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가장 비천한 자리에 오시고 인간의 모든 풍상을 몸소 겪으셨습니다. 여관이기에 나그네로 드나드는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고 초청할 수 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임마누엘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거하시는 것입니다.

함께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같이 한다는 뜻입니다. 생각과 의식, 삶을 함께 합니다. 같이 아파하고 같이 걱정하고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누립니다. 다미엔이라는 성자가 있었습니다(1840~1889). 몰로이카 섬에서 나병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그가 말씀을 전하면 환자들이 싫어하고 듣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다미엔의 눈썹이 희어졌습니다. 나병에 감염이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그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들과 함께 하는 사람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높은 하늘에서 말씀하고 지시하신 것이 아니고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육체의 한계를 몸소 겪으시면서 가난과 질고, 아픔과 슬픔을 모두 당하시고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나 대신 죽으신 것입니다. 프랜시스가 성탄절 앞에 옷을 벗고 떨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옷을 입혀주려고 하자 거절하면서 「동네에서 떨고 있는 사람이 있나보라 있다면 나고 그들과 함께 떨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임마누엘입니다. 이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치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요?

임마누엘은 이 땅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구약시대에는 특별한 사람만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광야에 나온 이스라엘 성막 위에 구름과 불로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적으로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성전에 있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하시는 장소였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는 것은 구약의 성전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몸으로 나타나신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우리 몸을 당신의 성전으로 삼으셨습니다. 진정한 오늘의 성탄절 의미는 우리 몸을 하나님의 성령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성전으로 드리는 절기입니다. 우리 몸이 성전이 될 때 독생자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독생자는 하나뿐인 아들이라는 뜻보다 하나님의 본성으로 유일하신 분, 유일하게 하나님을 나타내신 분이라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