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세시풍속은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감사함」입니다. 절기가 농사를 마치고 가을의 한 가운데서 맞이했기에 「한가위」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한해 동안 모진 고난을 견디면서 농사를 해놓고 보니 내가 잘했다는 생각보다 고마움이 가득해지는 절기가 추석인 것입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웃들에게 감사하는 것입니다. 감사할 것이 있어서 감사하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감사할 내용이 전혀 없지만 감추어진 조건을 찾아서 감사하는 것은 더욱 귀한 일입니다. 여기에 풍성한 삶이 있습니다.

숨겨진 작은 감사를 찾아내는 것.

성도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면 모든 것이 감사한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약한 것, 모자라는 것, 감옥에 갇히는 환경까지도 감사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것, 으뜸이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다른 집 자녀가 1등 하는 것만 보이고 우리 자녀가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은 안보이는 것입니다. 어떤 이가 이 얘기를 듣더니 「하나님이 건강하게 자라게 하면서 1등하게는 못하느냐?」고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고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니 삶이 피곤하고 힘든 것입니다. 설령 다 소유하고 누린다 해도 욕심에 사로잡혀 살기에 감사함의 자리는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도 감사가 없었습니다. 특히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주신 유업에 대한 감사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애굽을 동경하였습니다. 애굽의 힘, 애굽의 문화, 심지어 애굽의 우상까지 좋아했습니다. 선지자는 그들에게 「네 실로암을 업신 여기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들은 실로암의 가는 물줄기보다 넘쳐나는 나일강이 부러웠습니다. 애굽의 문물을 수입합니다. 우상도 수입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의식 속에 애굽으로 가득해서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주신 작은 것을 무시하면 큰 것도 무시하게 됩니다.

예수믿게 된 큰 은혜를 감사하라.

농부가 씨를 뿌린다고 다 결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옥토에 떨어진 것만 결실합니다. 복음을 전했다고, 복음을 들었다고 다 믿고 구원 받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것도 대단한데 기독교 진리를 이해하고 믿게 되는 것은 보통 은혜가 아닙니다. 모세는 80세에 부름 받았습니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이 간섭하셨고 섭리하셨습니다. 나일강에 던져진 것, 바로 공주의 아들로 자란 것, 미디안 광야로 쫓겨난 것. 어느 것 하나 저절로 된 것이 없습니다. 모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입니다. 민족의 격변기, 혼란기, 기뻤을 때, 슬펐을 때, 병들었을 때, 암울했을 때, 소망을 잃어버렸을 때 하나님이 늘 옆에 계셨습니다. 간섭하시고 섭리하시고 인도하셨습니다. 가장 고귀하게 쓰임 받게 하시려고 다듬어 만들고 계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는 것을 감사하라.

장성한 사람과 어린아이의 차이는 바로 이것입니다. 받았기에 감사하는 것은 어린아이요, 베풀고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는 것은 성숙한 사람입니다. 장성한 사람은 주님을 깊이 있게 압니다. 주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리고 주님께 드리기를 힘씁니다. 바로 여기에서 작은 은혜도 측량할 수 없는 큰 은혜, 큰 축복, 큰 만족, 큰 삶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옛날부터 추석의 세시 풍속은 이웃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나눔에서 오는 풍성함이 배어 있는 말입니다. 측량할 수 없는 큰 은혜를 받은 우리, 그 은혜 속에서 맞이한 추석. 풍성함이 넘쳐나는 추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