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기독교 역사상 가장 편하고 좋은 때를 살고 있습니다. 잘 믿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잘 믿을 수 있습니다. 마음놓고 기도하고 전도하고 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박해와 환난 시대에 비하여 잘 믿는 사람 찾기가 어렵습니다. 신앙생활이 모두가 고삐가 풀린 것 같고 나사 풀린 기계처럼 잡음과 불협 화음이 심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서구 교회가 몰락한 것은 박해나 환난, 어려움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박해가 심할 때는 기독교가 강했고 힘이 있었습니다. 박해가 사라지고 기독교를 공인한 뒤부터 퇴보하게 시작하였고 기독교가 재물과 권력을 차지하면서부터 급격하게 몰락하였습니다. 우리 시대의 교회가 그 전철을 밟는 것과 같아 염려가 됩니다. 영적으로 야곱의 양떼 같아서 불안감이 많습니다.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도 아시거니와 자식들은 연약하고 내게 있는 양 떼와 소가 새끼를 데리고 있은즉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모든 떼가 죽으리니”(창33:13). 이럴 때 신앙훈련 철저히 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환난 때 너무 비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로마의 네로 황제 때 박해가 심했습니다. 그 때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반국가단체라고 하였습니다.

독재자는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을 신격화 하는 것이 통례입니다. 로마는 네로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도록 강요하였지만 기독교인들은 반대하였습니다. 그것을 빌미로 기독교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처참하게 박해하였습니다. 기독교는 박해 받을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해야 합니다. 바벨론에서는 다니엘과 친구들을 사자굴에 집어넣기도 하고 풀무불속에 던져졌습니다. 교부 폴리갑은 황제 숭배를 거부하다가 화형 당했습니다. 일제 강점기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많은 사람이 순교하였고 북한에서는 김일성 종교를 섬기지 않는다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습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냥 머리만 한번 숙이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성도는 그럴 수 없습니다. 적당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핍박과 고난, 박해를 받은 것은 적당히 살지 않기 때문에 당하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비도덕적 단체로 오해받았습니다.

박해받은 성도들이 지하동굴로 숨어들어갔습니다. 이 동굴은 로마의 나그네들이 죽으면 지하동굴에 집어 던져 넣는 무덤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들어가면서 동굴이 확장되었습니다. 계속 파고 들어가면서 미로처럼 되었고 그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성찬식을 행할 때 떡과 잔을 나누면서 주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는 것이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내서 동굴 속 성도들은 사람의 고기와 피를 먹고 마신다고 악평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곱게 보지 않던 로마 정부가 박해의 빌미를 잡고 견딜 수 없도록 몰아 부쳤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박해를 받을수록 신앙은 더 큰 힘을 얻고 강력하게 전파되었습니다. 로마 황제들의 10대 박해 중 네로의 박해가 가장 강력했는데 그 때 기독교가 가장 강력하게 전파되고 확장되었습니다. 기독교의 가장 큰 적은 박해가 아니라 안일이요 평안일 수 있습니다. 그 때 기독교는 병들고 몰락해 가는 것입니다.

인사하는 방법 때문에 오해 받았습니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인데 동굴 속에서 만나면 서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는 동굴 속에서 심히 음란한 일이 벌어진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당시 이방종교는 밀실에서 음란행위가 성행하였습니다. 기독교도 그렇게 보았던 것입니다. 심한 박해로 인해 더 깊이 내려갔고 그것이 지금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심한 박해를 받고 있을 때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박해 받는 이들을 위해 편지를 썼고 직접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게 되었습니다. 박해 때문에 신앙이 불붙고 더 잘 믿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는 변절자도 나오게 되고 반대에 극심하게 부딪치면 신앙이 도전적이 되는데 이것은 본래의 취지에 맞지도 않습니다.
베드로는 고난받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고난의 값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신앙이 주는 축복과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요 하나님의 축복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