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 약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약자로 비쳐지면 안되기 때문에 눈물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우는 사람은 결코 약자가 아니라 강한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아무나 다 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옛날 이스라엘의 사사가 다스리던 시대 한나라는 여인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지극히 사랑하고 보살펴 주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유대 여인들에게는 세가지 수치가 있었습니다. 머리가 빠져 대머리가 되는 것과 결혼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결혼하도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여자들이 결혼하고 3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하면 다른 여인에게 남편을 양보해야 했습니다. 평소에 순진하고 착하고 순종 잘하는 몸종 브닌나를 남편에게 주어 아이를 낳았습니다. 어느날 사람이 돌변하여 도도하고 방자해지더니 본처요 주인인 한나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더니 학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녀에게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몸종이었던 첩이 돌변하자 한나의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식음은 전폐하고 누워버렸습니다. 남편 엘가나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배부른 첩의 방에 앉아 본처를 제쳐 놓았다면 그 가정은 존속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세상 사람이 결혼하였다고 모두 자녀를 낳는 것이 아닙니다. 못낳은 사람도 있고 딸만 낳거나 아들만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기에 그런 짐을 지게 하시는 것입니다.
한나는 이 문제가 사람들이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일은 사람을 만나면 해결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사람을 만나면 전혀 해결 되지 않습니다. 은행장, 시장, 국회의원, 친정 아버지, 변호사, 누구를 만나도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과 마주 대하고 앉아야 합니다.

마음을 쏟아 부으며 통곡하는 기도였습니다.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삼상 1:10~11).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던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목소리가 쉬어서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입술만 움직였습니다. 후안까롤로스 오르띠즈는 「대부분의 우리 기도가 하늘 나라에서 잡동사니 취급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님이 보실 때 들어주어도 그만, 안들어 줘도 되는 기도라면 완전히 잡동사니입니다. 애절하고 간절한 기도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한나의 기도가 그런 기도였습니다.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시는 것입니다.

목적이 분명한 기도였습니다.

아들을 주시면 나실인으로 드리겠다고 서원하며 기도하였습니다. 나실인은 완전히 바쳐진 사람입니다. 병들어도 약을 먹을 수 없고 머리를 깍을 수 없습니다. 술을 마시거나 부정한 시체를 만질 수도 없고 부모의 장례도 치룰 수 없습니다. 자기 인생을 즐일 수 없고 어려움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래도 좋으니 아들만 낳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분명하고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기도에 이것이 빠져있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건강, 명예, 재물, 승리, 성공을 달라고 하는데 맹목적입니다. 한나는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약속을 이행하였습니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시대에 흔들림없이 이행하는 것은 귀합니다. 병만 고쳐 주시면, 이번 고비만 잘 넘기게 해주시면, 이번 사건만 풀어주시면 하고 철썩같이 약속하면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사람들에게 큰 경종이요 가르침이었습니다. 진정으로 울 수 있는 사람에게 있는 신앙의 결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