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말할 때 십자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십자가는 아름답지도 않고 유쾌한 것도, 특별한 뜻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두 개의 통나무를 엮어서 3m 높이로 세우고 흉악한 죄인을 매달아 진액을 빼 죽이는 형틀입니다.
이 형틀에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나대신 죽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드린 뒤 10년부터 화폐에 십자가 형틀을 새겨 넣었습니다. 30년 후에는 죽은 사람의 관위에 고난의 표시로 십자가 표시를 하였고 4세기 후부터는 교회마다 종탑위에 십자가 표시를 세웠습니다. 그 뒤부터 교회의 표식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난이란 말을 십자가라고 합니다. 어려움이나 근심거리를 십자가라고 하는데 남이 대신 질 수도 없고 넘길 수도 없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더구나 포기할 수도 없고 반드시 나 밖에 질 사람이 없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어떤이가 늘 생각하기를 내 십자가는 늘 무겁다. 너무크다. 하나님이 왜 내게만 이렇게 어려운 것을 주어서 고생시키느냐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어느날 꿈속에서 십자가가 많이 세워진 언덕에 올라갔습니다. 목소리가 들리기를 네 십자가를 버리고 좋은 것을 고르라고 하여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십자가를 져보니 너무 무거워 꼼짝 달삭할 수 없었습니다. 그속에는 고뇌와 아픔이 가득했습니다. 장미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것을 지려고 하였더니 사방에서 가시가 아프게 찌르는 것입니다. 그 속에는 한 숨과 질고가 가득했습니다. 이것저것 다 골라보아도 자기 것보다 쉽고 편한 것이 없어서 집어던졌던 자기 십자가를 다시 짊어졌습니다. 그 뒤부터 불평이 없어지고 오히려 감사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고독하고 외로운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겟세마네 동산에 가서 밤이 세도록 기도하셨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체포되고 고난 당하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제자 중 하나를 배반하였고 믿었던 세 제자는 잠만 자고 있습니다. 호산나 찬미하던 사람들은 내일이면 폭도로 변할 것입니다. 외롭고 고독하고 답답한 밤입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고 누구하나 변호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도하고 하산하다 잡히셔서 빌라도 법정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사람들이 강도, 살인, 방화범인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소리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자기들의 병을 고쳐주고 주린 배를 채워주고 소경을 보게 하고 앉은뱅이를 걷게하고,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했고 죽은 자를 살려주었는데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지르는 것입니다. 군중들이 왜 이렇게 돌변했을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들이 무리를 충동하여 도리어 바라바를 놓아 달라 하게 하니”(막15:11). 그들이 선동했습니다. 선동에 춤을 추면 살인강도를 놓아주고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견디가 못해 절규하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막15:34). 이것이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닙니다. 피와 땀, 눈물과 고뇌가 범벅이 되어서 나온 소리요 인류의 모든 고난과 질고, 죄와 형벌, 죽음을 한 몸에 걸머지고 외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인자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이 한 마디 대답도 없이 침묵하셨습니다. 위로의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어디선가 마음 아파 하시고 고뇌하며 힘들어 하실 것이 분명한데 하나님이 끝내 침묵하셨습니다.
일본의 한 신앙인은 “십자가 속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고뇌하시는 아픔을 모르는 사람은 십자가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담아서는 안된다”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소리쳐야 할 절규요 내가 당할 고뇌요 아픔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더 의미가 있고 소중한 것입니다. 아름답고 생명처럼 고귀한 것입니다. 새해에는 십지가의 은혜, 아픔의 은혜 때문에 우리가 나음을 입고 자유가 주어지고 승리케 된 것을 날마다 새롭게 느끼고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