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와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는데 바둑을 좀 배웠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서봉수씨나 조훈현 같은 경지의 바둑을 두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바둑의 묘미를 조금 알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족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둑 두는 것을 옆에서 보면 거의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니 죽었다고 내놓은 것도 살아나고 그것 때문에 전체의 판을 승리로 마감하는 것을 봅니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이라고 여겨집니다. 아무리 절망스러운 일을 만나도 바둑을 두듯이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풀어 가면 반드시 길이 있는 것입니다.

엘리사 시대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개척 교회 하는 교역자의 가정 이야기입니다. 어렵게 목회를 하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먼저 세상을 떠나고 뒤에 부인과 두 아들만 남겨 놓았습니다. 질병 때문인지, 목회 때문인지 빚만 태산처럼 남겨 놓았으니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설상가상이라고 빚쟁이들이 어린 두 아들을 종으로 팔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인간적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가 의논하였습니다. 엘리사는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낙심하지 말라. 하나님이 버리시겠느냐, 반드시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에게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무것도 없고 기름 한 병뿐이라고 했더니 지금부터 동네에 돌아가서 그릇을 많이 빌려다가 기름을 쏟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그릇마다 가득 채워진 기름을 팔아 빚도 갚고 식구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우리에게 오는 어려움과 고난, 환난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 승리의 삶을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결혼하자마자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면 그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그렇게 복된 여인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다니엘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외국에 포로가 되지 않았다면 그렇게 큰 은혜와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요셉이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고 노예가 되지 않았다면,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그가 애굽의 총리가 되어 한 시대와 민족들을 구원할 수 있었겠는가? 생각해보면 어려움과 위기는 또 다른 기회였습니다. 에스더, 다윗, 히스기야, 에스라, 느헤미야. 모두가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인물들이었습니다. 인생을 바둑을 두듯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하나 하나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풀어나가면서 전체의 삶을 바꿔 놓았던 것입니다.

인생 바둑은 고수가 돼야 합니다

엘리사 시대의 여인은 바둑으로 치면 고수입니다. 그 경지가 대단한 사람입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명보다 귀한 두 아들은 종으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했습니다. 학교의 시험 점수만 떨어져도 생명을 포기하고 극단적 행동으로 치닫는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이 여인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방황하거나 되는대로 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믿음으로, 은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습니다.

내 눈앞에 닥친 현실은 절망이지만 하나님은 어려움만 주시는 분이 아니라 위로하고 격려할 뿐 아니라 도우시며 문제를 해결하시는 분이십니다.

성도의 생각은 고수가 돼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사역자들은 생각이 깊어야 합니다. 현실만 보지 말고 먼 미래도 함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너’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없는데 나만으로는 살아갈 수도, 하나님의 사역을 할 수도 없습니다. 지나친 근시안은 하나님의 사역에 방해가 됩니다. 수가 낮아서 원수에게 쉽게 패하게 됩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깊이 생각하고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