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일수록 정해진 운명대로 살다가 갔습니다. 결혼도 집안 어른들이 정해준대로 하였고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았습니다. 요즘은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토정비결, 사주팔자에 관심을 보일 뿐 아니라 한해의 운세를 점으로 알아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운명을 자신이 열어가야 합니다.

야곱은 쌍둥이 중 동생으로 태어났습니다.

사주 팔자에 의하면 사주가 같으니 삶이 같아야 하는데 처음부터 엄청나게 달랐습니다. 유대인의 관습이 형은 상속자요 사랑받은 아들이었지만, 쌍둥이지만 동생은 비루먹은 강아지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야곱은 목표를 정해놓고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개척해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에서는 되는대로 살아갔습니다. 성경은 에서를 “한 그릇 음식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같이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히12:16)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관습이나 운명으로 보면 야곱은 태어나면서부터 게임을 끝낸 것입니다. 그러나 운명에 안주하지 않고 운명의 방향을 바꿔갔던 것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시46:7) 약자, 버려진 자, 제외된 자였지만, 하나님 편에 섰고 하나님은 그의 피난처가 되어 주셨던 것입니다.

천국은 빼앗는 자의 것입니다.

“세례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11:12)

처음부터 하나님의 축복은 에서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에서는 방치했던 것입니다. 힘쓰지 않았고 개척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망령되이 행하였고, 다 잃은 뒤에 통곡하였지만,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야곱은 노력했습니다. 땀 흘렸습니다. 개척하였습니다. 주어진 운명을 탓하지 않고 운명의 방향을 바꾸는데 주력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기회인 줄 알고 잘 활용하였던 것입니다.

다섯 달란트 받았던 종처럼 또 다섯 달란트를 더 남기려고 애를 써서 마침내 이루었던 것입니다.

화해의 주도권도 행사하였습니다.

젊은 날 자신의 운명을 개혁하고 변화시키려고 애쓰고 노력한 것이 인간적 수단이 되어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던 것을 생각하고 화해의 주도권을 행사하였습니다.

얍복강 가에서 환도뼈가 부스러지기까지하며 쟁취하려던 것이 장자권이나 축복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으면서 깨달은 것은 평화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평화, 사람과의 평화였습니다.

자신이 모은 재물을 다주고서라도 회복하려고 하였습니다. 야곱의 재물은 에서의 것과는 달랐습니다. 그 재물을 모으려고 얼마나 고생하였는지, 피눈물 나는 것이지만 다 놓아버립니다. 형을 만난 뒤에 세 번이나 땅에 엎드리면서 절을 합니다. 명예와 자존심을 다 버린 것입니다. 형님이라고 부르지 않고「주」라고 부릅니다. 20년 동안 400명의 가병을 키우면서 야곱을 향하여 칼을 갈던 형에서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오게 하였습니다. 야곱의 진정한 승리는 여기서 얻어진 것입니다.

야곱이 에서보다 약하고 부족하고 모자랐더라면 이 평화는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많은 쪽 강한 쪽, 여유있는 쪽에서 먼저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남북의 문제도 남쪽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면서 주머니를 열게 하고 북쪽 사람들이 감격의 눈물을 허물없이 쏟아놓아도 전혀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하는 지혜가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