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몰려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자기들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 희안한 구경거리 때문에, 능력을 얻으려고, 예수님에게 비전이 있기에, 한 자리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지만 예수님을 감동시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님은 베다니에 가셨습니다. 그곳은 죽었다가 살아난 나사로의 집이 있고 문둥병 고침 받은 시몬의 집도 있었습니다. 작은 시골 동네인데 예수님이 가시면 동네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시몬의 집에서 예수님 모시고 잔치가 벌어졌는데 이 집에서 예수님을 감동시킨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믿음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시몬의 집에서 잔치할 때 마리아가 들어와서 값진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 머리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제자들 중에는 향유를 3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았다고 분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요 12:7~8). 예수님은 여러차례 예루살렘에서 죽으실 것과 3일 만에 부활하실 것을 말씀하셨으나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마리아만 깊이 있게 알고 고백한 것입니다. 건성건성 믿는 사람, 사람에게 더 관심이 있는 사람, 믿음의 깊이를 모르는 사람, 자신의 실리만 생각하는 사람은 전혀 알 수 없는 깊이가 있는 믿음입니다. 이 순간에서 보면 12제자들도, 구름떼처럼 몰려 다닌 사람도 모두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마리아만 말씀에 심취해있었습니다. 늘 예수님의 무릎 앞에 앉아서 사람의 시선이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씀 듣기를 사모했습니다. 제자들은 마리아가 깨뜨린 옥합을 3백 데나리온, 노동자의 1년 품삯으로 보았으나 예수님은 마리아의 깊이 있는 믿음을 보시고 감동하셨던 것입니다.

믿음의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향유 옥합의 값을 마리아 만큼 깊이 인식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샀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자기 손으로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 드렸습니다. 유대인 여자들이 머리를 푸는 것은 수치라고 여겼습니다. 나실인은 머리를 자르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풀어 발을 씻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이 마리아의 헌신이었습니다. 부자들 중에는 예수님께 향유 옥합을 드릴 만한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자기의 생명처럼 소중한 옥합과 함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은 것은 마리아의 전적인 헌신이었습니다. 이 헌신에 주님께서 감동하신 것입니다.

주님을 깊이 있게 사랑한 사람이었습니다.

표면적인 사랑이 있고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사랑이 있습니다. 부자간의 사랑도 늘 곁에서 위해 주는 사랑이 있고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있습니다. 사람은 깊이 있는 사랑을 느낄 때 감동하는 것입니다.

옥합을 깨뜨린 뒤 사람들의 얼굴을 상상해 보십시오. 분내고 있는 제자들의 얼굴, 그 돈을 훔쳐가고 싶었던 가룟유다의 얼굴, 제자들의 말에 동조하여 아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옥합을 깨뜨린 마리아의 얼굴. 더구나 예수님께 칭찬 받으며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 주님 앞에 있는 마리아의 얼굴이 어떠했겠습니까? 주님의 마음을 감동시킨 마리아의 얼굴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