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16:24)

훈련을 결심하기까지 갈등이 많았다. 훈련 앞에서 어쩜 이렇게 계산적으로 튕기고 있는지...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가며 구차하게 피해가고자 하는 의식 속에 일주일을 보내게 된 것 같다. 책에서 훈련은 나를 단련시키고 한층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순종하기가 참 어려웠다. 수레바퀴를 놓칠수록 영적 나태함에 빠져 느슨하고 게으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이번 봄 사역에는 우리가정에서 행복모임, 여성목장, 남성목장, 이렇게 2팀의 목장모임 장소제공과 아이의 해피키즈 장소로 쓰임을 받게 되었다. 부담이 된다. 쓰임 받는 다는 것은 분명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질 가정의 공간들이 매번 정리정돈 되어 있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마음이 어려웠다.

주님이 하시고 보여 주실 일들을 기대하기보다 개인적인 불편함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는 나에게는 정말 이번의 훈련이 나의 처방전이 될 것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분명히 아시고 계신 것 같았다. 훈련은 망설였지만 결국은 순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주일 아침 일찍부터 교회에 와서 찬양대 연습을 시작으로 훈련이 마쳐지는 저녁까지 교회에 남아있을 자신이 없었다. 한창 배고플 저녁시간이 어중간하게 걸리니 걱정부터 되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럼에도 은혜가 가득할 것이고, 그것을 기대하며 도전해보라고 말씀하신다.

책을 읽으면서 교회 사역 속에서 쓰임받고 있는 나의 모습들을 그려보았다. 그동안 하고 있었던 사역들을 돌아보며 기쁨과 감사함으로만 하고 있지는 않았음을 고백한다. 교회라고 해서 모든 것을 은혜라고 하지만 진짜 은혜로 그것들을 감당하며 나의 영적인 가치들을 세워가는지, 진정으로 영혼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개인적인 유익보다 쓰임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지, 때론 의무감에만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주님은 나를 사랑하셔서 계속해서 사용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사역을 하면서 포스터나 하나 붙이는 것도 요령이 없어서 반나절이 걸렸던 것 같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역할 때 지혜를 주시고 속도를 붙여 주신다. 그리고 영혼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섬길 수 있는 마음이 생기며 차츰 반복되니 사역 앞에서 나 또한 성숙해져 나감을 느낄 수가 있다. 부족한 나를 통해서도 사용하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다. 팀이라는 공동체 안에 소속감을 가지고 합력하였을 때 선을 이루게 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집에는 모든 대화가 사랑한다는 말로 통한다. 고마워도 사랑해요, 기분이 언짢을 것 같아도 사랑해요, 미안해도 사랑해요로 말이다. 나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쉽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 꺼내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내가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볼 때,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해지지 말자고 결론을 맺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해요라는 말의 효력이 있듯이 나는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주님께 순종하며 기꺼이 쓰임받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