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 C-2목장 고진희 집사입니다.

어릴 적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비 오는 어두운 밤 언니와 오빠 그리고 제가 내복차림으로 부모님의 싸움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집밖에 서있던 모습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술에 취하면 엄마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었고 그 일은 우리 가정에 큰 상처였고 아픔이었습니다. 그때 아버지를 생각하면 불안하고 두려웠으며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저에게 행복했던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집안 분위기는 아버지의 컨디션에 따라서 수시로 바뀌었기에 늘 아버지의 기분을 살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매일을 열심히 사셨지만 행복하지 않았고 삶의 문제들을 해결 받기 위해 점집에서 부적을 사서 해마다 자식들의 옷이나 잠자는 베개에 넣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 중 어느 누구도 평안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청소년 시기에는 기억하기 싫은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3때 겪었던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거이 학교를 나가지 못했고 출석일수도 겨우 채워져서 졸업만 간신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상처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내면은 미움과 분노로 가득 차서 사람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 일로 사람을 잘 믿지 못했고 가정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버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저는 이루고 싶은 목표도 꿈도 없었습니다. 남들이 다 가니까, 돈을 더 벌려면 학벌이 필요해서 선택한 대학은 제 적성과 맞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학업을 중단하고 취업을 해서 다니게 된 직장은 남자들이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그때만해도 제가 남자들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했던 이유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 줄은 몰랐습니다. 일적으로나 관계적으로 늘 긴장을 하고 있어서 실수가 많았고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마음이 쉴 곳이 없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술만 마시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던 시기에 언니와 친한 대학동기가 동업을 하여 분식집을 열게 되었습니다. 우리 셋은 가족끼리도 서로 친하게 지내던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저는 바쁜 가게 일을 잠깐 도와주자는 마음으로 갔다가 시작한 그 일을 1년 넘게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면 찬양을 먼저 틀어놓았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였는데 그 모습이 이상하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평안해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는 저에게 하나님에 대해 애기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며 나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교회를 다니라고 권했는데 그 권함이 싫지 않았고 교회에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같이 일했던 대학동기도 교회를 다니다 나가지 않은지 꽤 되어서 함께 교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때 찾았던 곳이 바로 지금의 예일교회입니다. 오늘처럼 귀빈초청축제로 드려지는 주일에 찾아갔던 그 날의 예배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던 많은 사람들과 처음 들어보는 찬양은 얼어있던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앞에 서신 목사님께서 말씀을 마치신 후 예수님을 내 마음에 모시기를 원하는 사람은 제가 하는 기도를 따라 고백하라고 하셨고 저는 눈을 감고 “사랑의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라고 말하던 순간 내가 죄인임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고 믿어지지 않았던 예수님이 믿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살고 싶어서 찾아갔던 교회에서 예수님을 믿고 만나게 되었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차츰 인생에 큰 변화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중 첫 변화는 믿지 않던 어머니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나오게 되면서 어머니의 몸과 마음이살아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고 마지막까지 평안하지 못한 그 죽음이 너무 슬펐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죽고 나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한번도 아버지에게 예수님을 전하지 못했던 후회와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느껴져서 하나님을 원망하며 지냈습니다. 그 어떤 것도 해결 받지 못하고 방황하며 지내던 어느 날 청년부에서 여름수련회를 한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수련회 마지막 날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고 계시는데 이유 없이 눈물이 멈추지 않고 쏟아졌습니다. 목사님은 말씀을 마치신 후 기도할 사람들은 강대상 위로 올라 와서 계속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십자가가 보이는 정 중앙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다른 기도제목들을 놓고 기도를 했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어릴 적부터 마음에 가지고 있던 상처들을 한 장면 한 장면 스쳐가듯이 보여주시면서 그때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고 계셨음을 알게 해주셨고 그리고 아빠의 죽음은 너의 탓이 아니야 라고 하셨습니다. 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제 마음을 짓누르던 친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 분노가 사라지고 완전한 자유 함을 얻게 되었고 비로소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내 삶을 돌아보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믿지 않는 저희 가정을 구원해주셨고 가정의 화목함과 평안함을 주셨습니다. 또 저의 변화는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그 증거가 모르는 사람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일이 하나도 두렵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일이 되었고 지금도 누굴 만나도 자신감 있게 대화를 이끌어가고 사람과 대화하고 만나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 성격은 원래 밝고 명랑하며 열정적입니다. 우울함에 가려졌던 제 안의 모습들이 처음 모습대로 회복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죽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오히려 사는 게 행복해졌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했고 기뻤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안 좋은 일들이 삶에 찾아와도 불안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맡겨드리면 마음이 평안했습니다. 세 번째는 꿈이 없던 제게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꾸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꿈은 목회자가 되어 교회를 개척하는 일 입니다. 그 일에 대한 소망을 계속 주시며 이 일을 위해 준비하도록 공부하게 되었고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니를 통해 말씀해주신 나를 향한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지금도 그 일을 이루실 것을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하나님은 저에게 교회를 온전히 세우기 위한 귀한 직분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영혼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셀리더의 직분, 아무나 갈수 없는 필리핀에서 내 평생 가장 행복했던 일년을 선물해준 선교사로서의 직분, 마지막으로 교회를 섬기며 마음껏 사역할 수 있었던 사역간사의 직분을 주셨고 이 직분을 통하여 저는 교회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꿈은 교회가 되었습니다.

어느 찬양의 가사처럼 십자가에서 그는 내 이름을 바꾸셨습니다. 고아에서 딸로, 거절에서 용납으로, 죄인에서 의인으로 바꾸어 주셨고 저주에서 축복으로, 원수에서 연인으로, 창기에서 신부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내 이름을 바꾸신 놀라운 은혜에 감사합니다.

그 어떤 것보다 제일 감사한 것을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연약한 저를 끊임없이 자신의 어깨 위에 세워주신 저의 영적 스승이며 영적인 아비이신 담임목사님 존경하고 사랑하며 감사합니다.

또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해 자기 아들의 목숨까지도 내어주신 내 삶의 이유이자 전부인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아버지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