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예일교회 12호, 13호 두 날개 단기선교사 가정의 12호 이상은 집사입니다.저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현재까지 예일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교사로서 파송 받게 될 것이란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선한 길로 부르시고,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지역은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저 봉고차를 타고 1~2시간쯤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동안 걸었습니다. 눈 앞에 커다란 배가 한 척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배로 올라탔습니다. 선내에는 서점처럼 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머리가 어지럽고 눈 앞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이 때 ‘나도 언젠가 이 배를 타야겠다.’ 라는 마음이 갑자기 생겨났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마치 ‘앞으로 나의 삶은 이렇게 살면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매우 선명하고 강렬했습니다. ‘언젠간 반드시 이 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선교를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건이 하나님께서 선교사로의 첫 부르심이었습니다.
그렇게 선교사라는 단어는 어릴 적 저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저는 낙서를 참 많이 했는데 종종 그리던 그림이 있습니다. 원주민들 사이에서 기타를 치며 기쁘게 찬양하는 지긋한 할아버지가 되어 있는 저의 모습을 그리곤 했습니다. 부모님께도 ‘언젠간 갑자기 아마존으로 떠날 것이다. 때가 되면 나를 막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도 종종 했었습니다. 그렇게 성장하여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취직하여 경제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일을 좋아하던 저에게는 어느덧 선교보다는 회사일에 전념하며 마치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양 살게 되었고, 선교사라는 비전은 조금씩 희미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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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삶을 살던 30대의 어느 날 기회가 생겨 필리핀 아웃리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전도의 현장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어수룩한 영어와 따갈로그어로 복음을 전하는데 눈물을 흘리는 사람, 복음을 듣고 너무 좋아하며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희미해져가는 제 마음에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 헌신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헌신예배는 선교사로서 헌신할 것을 하나님께 약속드리는 예배입니다. 참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성령님이 동행하시는 것이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찬양과 예배 중간에도 기쁨이 넘침을 느꼈습니다. 헌신 예배의 끝자락 즈음 인도자가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 강단을 앞으로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망설였습니다. ‘하나님, 제 마음이 정말 흡족하고 기쁩니다. 그런데 여기서 나가면 하나님과의 약속인데 지키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선교를 나가면 대출은 누가 갚나요? 저희 회사는 퇴사하면 재입사가 안되는 회사인데. 와 하나님 이거 어떻게 하죠 진짜?’ 하며 어느덧 세상 염려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여전히 마음에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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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저의 신앙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타인에게 집중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사역이 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예배에서도 누가 내 뒤에 있으면 신경 쓰여서 찬양에 몰입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뒷자리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과거 뒷자리에 있는 저의 모습과, 지금 헌신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저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그 순간 ‘그래, 언제까지 앞서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만 보고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에 한 말씀만 더 드린다고 하며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저는 정말 선교사 헌신을 한 후에 저의 삶이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됩니다. 정말이지 너무 두렵습니다. 막막하기만 합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제가 선교사의 삶을 살게 된다면 하나님이 저를 좀 인도해 주세요. 산에 흐르는 시냇물에 올라탄 나뭇잎 같은 저를 바다로 내보내 주세요. 중간 중간 바위가 있어 부딪혀 빙글빙글 돌아도 하나님이 이끄시는 큰 물살을 힘 입어 옳은 곳으로만 가도록 인도해주세요. 그런데 정말 두렵습니다. 여태껏 이뤄 놓은 모든 것이 다 부서져버릴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광활한 바다로 인도해 주세요. 꼭 바다로 인도해 주세요.’ 하며 울면서 걸어 나갔습니다. 그렇게 선교사 헌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선교사로의 부르심에 확신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감성적으로 마음이 뭉클할 수도 또는 아름답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선교의 준비는 현실이었습니다. 김지연 집사와 저는 안정적으로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였고, 영어공부를 하고 제자훈련을 하였습니다. 또 조금이라도 일해서 우리가 없는 동안 빠져나갈 비용을 채워 놓겠다며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였습니다. 그것은 각박한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일주일에 한권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며, 5~6시간씩 걸리는 부산 풍성한 교회에 갔습니다. 부산을 가는 빈도가 부모님 집에 가는 것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세대출 이자를 몇 만원이라도 줄이기 위해 오래된 집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이사 며칠 전까지 저희 부부는 마음이 싱숭생숭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사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기존에 살던 집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하, 참 이 집이 좋긴 좋은데, 우리한테 딱인데. 이 집 좋네.” 하며 혼자 중얼거리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먹는 것 쓰는 것도 아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정지출을 계산하고 또 계산하였습니다. 달라질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체력이 영력이라는 것처럼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지치는 날도 많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파송을 같이 준비하는 김지연 집사의 위로가 있었고, 성도님들의 기도와 위로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도님들과 함께 예일교회에서 신앙생활 할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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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날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일하심도 경험했습니다. 김지연 집사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일면식도 없었던 여집사님의 선교후원이 있었습니다. 내년 딸의 대학 등록금을 대비해 모아두셨던 돈이라고 하며 저희에게 주셨습니다. 저희 부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며칠 동안 하나님께서 그 마음에 거룩한 부담감을 주셨다고 했습니다. 쉽진 않았지만 순종하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에 괴로워 결국엔 이렇게 순종하여 후원했다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가정의 안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시기에 1년간의 선교를 이해하지 못하신 부모님들도 손수 편지를 보내주시며 마음을 열어가고 계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알바로 빨래 배달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도 선교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일하시는 분이 말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그분은 저에게 ‘하나님이 정말 선교사님을 사랑하시나 보네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마음에 갈등과 염려로 정말 힘든 시기였는데, 그분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위로해 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운전 중에 혼자 끅끅 대면서 울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던 일들이 많았습니다. 문득 출애굽 당시 하나님의 수많은 기적을 보고도 우상숭배 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삶의 곳곳에서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들을 보여주고 계셨고, 우리 가정을 선교사로서 사용하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지를 뚜렷이 보여주고 계신데 정작 나는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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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일교회는 두날개 선교를 통해 하나님이 제게 주신 비전을 실제로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양육과 훈련은 신앙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있도록 이끌어 주었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계 복음화의 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선교사로서 필리핀 현지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기에 복음을 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복음을 전하는 것 외엔 소망이 없음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최종면접때 김성곤 목사님께 받은 질문이 있습니다. 세가지였는데, 하나님의 부르심에 관한 것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사역은 어떤 것인지, 마지막으로 선교를 마친 후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였습니다. 이 세가지의 질문 중 마지막 질문이 아직도 저를 설레게 합니다. 선교를 마친 후 기대하는 삶이 무엇인가 라는 그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였습니다. ‘이 1년의 단기 선교가 제 인생에 마지막 선교가 아님을 압니다. 앞으로의 선교사적인 삶에 초석이 될 것이고 더욱 깊이 하나님의 구원에 계획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선교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님이 저에게 허락하신 선교의 모습을 제 삶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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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친가는 불교에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거실엔 달마도를 걸고, 문에는 부적을 붙여 우상을 숭배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윗대부터 내려온 가문의 저주를 끊고자 합니다. 저희 가정이 초석이 되어 악한 영의 역사를 대적하고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시는 가정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선대부터 내려오던 가문의 저주를 다 받아내며 끊어낸다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다른 길은 없음을 압니다. 여태껏 그래왔듯이 이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베푸실 은혜임을 믿습니다. 그렇게 예일교회 12호 13호 선교사가 저희 가문에 최초의 선교사가 되고, 이후로 후대에는 더욱 많은 선교사들이 줄지어 나올 것입니다. 하나님과 깊은 관계가 있는 가문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교 후에 기대하는 삶이자 저희 가정의 비전입니다. 즉,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교의 모습을 찾고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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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예일교회 두날개 1500비전에 동참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1500명의 셀리더와 150명의선교사를 파송하는 비전에 동참하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모소대나무란 희귀종 대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처음 5년 동안은 땅 밑으로만 뿌리를 내리다가 5년이 지나면 하루에 30cm씩 위로 자란다는 왕대입니다. 지금은 150명의 선교사 중 10%미만이지만 때가 오면 20명, 30명씩 파송 될 그 감격의 순간을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의지가 있는 곳에는 분명 그에 따른 강력한 일하심이 있습니다. 두날개 1500비전을 이루는 그 날이 멀지 않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식지 않는 열정과 매 순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달려가시는 담임목사님을 만나게 하시고, 그에 못지 않은 열정을 품고 있는 예일교회 보내는 선교사님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자도 만들어 쓰시며, 내가 약할 때 오히려 나의 강함 되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그리고 예일교회를 천국잔치에 초대해 주시는 그 은혜에 모든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은혜로운 시간 잘 보내고 좋은 일꾼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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