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일교회 10호 단기선교사 유홍주 입니다.

저는 2020년 겨울 인도 아웃리치에서 단기선교사로 헌신을 하였고, 2021년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파송되었습니다. 처음 선교지에서 동역자들과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시선은 오로지 러시아 영혼에게만 마음이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로 영혼을 세우지 못한다면 실패라는 생각이 가득했고 이러한 생각은 내려놓은 삶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었습니다. 내가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이렇게 선교를 왔는데 영혼까지 세우지 못하면 나는 실패한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선교사로 부르셨다는 부르심을 잊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영혼의 구원뿐 아니라 많은 열매를 준비해 놓으셨는데, 저는 다른 것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동역자와 함께 연합하여 사역을 해야하는데, 내 의견과 뜻이 맞지 않으면 기다려 주거나 세워주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강하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리더이며 선교사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과 다툼이 빈번했습니다. 당연히 영혼을 섬기는 일은 잘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저의 성품이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매번 조심하고 변화하려 했지만, 말처럼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변하지 않는 제 모습에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고, 더욱 자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방황을 할 때 즈음, 아무리 나이를 먹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을 했어도 나라는 존재는 한없이 연약한 사람이며 악한 죄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라고 하나님께 나의 죄를 매일 고백하며 죄인임을 인정하고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교만했던 제 자신을 보며 눈물로 회개하였고, 저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기도로 기다려 준 동역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화를 내고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나인데, 언제나 기다려 주고 사랑으로 품어주고 쉬지 않고 기도해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선교지에서 주시는 많은 열매들을 보게 하셨고, 동역자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랑을 깨닫게 되었을 때 저의 선교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하여 선교의 문이 닫히게 되었고, 코로나 이후 다시 열린 필리핀으로 선교지가 변경이 되었습니다. 필리핀 선교지는 두날개 프로세스가 정착이 잘 되어 있었고, 현지인 풀타임 사역자와 함께 사역하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경험과 국사역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기대와 달리 온전히 1년을 채우는 것이 아니기였기에 다음 선교사에게 인수인계를 할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사역 배치에서 우선적으로 배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총괄은 아니였지만, 최연장자로 원치 않는 책임이 뒤따르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는 온전히 순종하지 못했고, 이런 모습을 보시고 센터장님은 따로 저를 부르셨고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삶을 내려놓고 온 만큼 선교지에서 원하는 국사역과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연장자로 뒤에 물러서서 있고 싶지 않습니다. 온전히 1년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인수인계에 어려움이 있어 결정된 상황에 대해 이해는 되었지만, 이 같은 상황에 부르신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센터장님은 제게 ‘네가 무엇을 그렇게 포기하고 왔느냐? 니가 희생한 것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셔서 하나님께서 선교지로 부르신 것이다. 그러니 교만하지 말라고 하셨고 꼭 사역을 해야만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너를 사랑하셔서 부르신 자리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깨닫고 온전히 그 사랑을 누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의 필리핀 사역은 시작되었고, 적응을 위한 새로운 합숙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합숙 기간 필리핀 사역지를 돌아보며 사람들의 극명한 빈부격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빛도 들어오지 않고 낡은 집이 모여있는 극심한 빈곤층이 보였고, 반대쪽은 화려함과 세련된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공존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합숙기간 동안 구약, 신약, 성경 시험 및 선교를 위한 언어 시험이 주어졌습니다. 저는 이 훈련기간이 너무나도 버거웠습니다. 필리핀은 무더운 날씨와 낮은 기압으로 인하여 쉽게 피로하고 체력소모도 많은 곳입니다. 그리고 새벽기도부터 하루가 시작되고 맡겨진 사역을 하면서, 틈틈이 말씀 및 언어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부족하여 집에 돌아와서 잠들기 직전까지 말씀 공부 및 선교를 위한 언어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너무나 평온했고, 해야 할 일이 많았지만 조급하거나 초초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언제나 저와 동행하셨기 때문입니다.

합숙 훈련기간과 필리핀 선교지에서 하나님께서는 사역을 통해 저도 모르는 사이 죄와는 멀어지는 삶을 살고 하셨고, 그로 인해 거룩하게 구별되어, 깨끗한 그릇으로 만들어가시며 복음의 통로로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을 매순간 깨닫고 누리게 되었습니다.

죄인이며 자격 없는 나를 구원하시고, 자녀 삼으시고, 훈련을 통해 제자 삼으시고, 선교사로 부르셔서 하나님과 언제나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신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은혜입니다.

그렇게 은혜 가운데 필리핀 풀타임 사역자와 동역하며 함께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현지인들과 풀타임 사역자와 사역을 시작할 때는, 선교사로서 그들의 약한 점들을 보완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무기력해진 그들의 열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주님께서 지혜를 주셨고 단점이 아닌 그들의 장점을 더 크게 보게 하셨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장점에 주력하여 섬기고 세워갔으며, 이 작은 변화는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저희 셀에 자자라는 현지인은 따뜻하고 섬세한 성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자자 옆에서 기다려주고, 전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고정된 시간에 심방을 했더니 심방시간에 자연스레 베스트를 초청하여 소개하였으며, 교회로 전도하여 정착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복음의 열정이 점차 회복되어 훈련에 참여하였고 인턴으로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마지막 날에, 자자는 저에게 다음에 만날 때 셀리더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사역한 풀타임 동역자의 장점은 강력한 친화력과 유머러스함이였습니다. 전도에 새로운 전도전략을 제시하였고, 단순히 백지전도만이 아니라 영접 후 바로바로 행복모임을 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자 전도 현장에서 소극적 모습을 보였던 전과는 다르게 먼저 전도를 하러 나가자고 하며 열정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전도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영혼을 보내주셨고, 그 주 바로 교회에 초청되어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수의 청소년들과 진행한 행복모임은 일회성이 아닌 관계를 지속하며 열게 하셨고, 지금은 해피스쿨로 초청을 계획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지 전도 이후 행복모임을 진행하니 그 말씀을 통해 더 깊이 있게 영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강력한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팀은 매번 백지전도시 행복모임을 시도하였고 하나님께서는 행복모임이 열리도록 도우셨습니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카페에서, 장소를 불문하고 행복모임을 열게 되었고, 이제 백지전도를 하면 필수품으로 행복모임 책을 함께 들고 전도 현장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이렇게 사역이 무르익어 갈 때, 하나님께서는 저를 선교지로 보내신 이유를 명확하게 알게 하셨습니다. 겨울 아웃리치의 도움을 주기 위하여 귀국 선교사 자격으로 전 인도 센터장님이 필리핀에 오셨고 저는 일주일 동안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센터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에 남았던 말씀은 “귀국 후 삶에 대한 염려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주권에 무조건 순종하라고 하셨고 그러기 위해 성경을 읽어라. 그래야 정확히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으며 말씀 없이 바라보는 하나님, 내 생각으로 믿는 하나님은 우상이다. 기도는 나의 뜻이 하나님 뜻으로 바뀌는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선교 초기 하나님의 주권에 무조건 순종하라고 하셨다면 저는 그 말씀을 거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인도, 러시아 그리고 필리핀 선교지를 통해 다양한 센터장님의 리더십과 사역 현장을 경험하게 하셔서 완고하고 교만한 제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의 시간을 통하여 나 자신은 주님 앞에 연약한 사람이며 죄인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셔서, 거룩하고 구별되어 하나님과 강력하게 동행하는 삶으로 변화시켜 주셨고, 주님의 마음을 닮아 내 어깨 위에 영혼을 세우는 일에 가치를 알게 하시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의 주권에 순종하는 삶을 허락하셨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저는 이 시간들을 통해 명확히 하나님의 비전을 바라보게 되었고, 주님의 지상대명령인 제자 삼는 세계비전이 이전보다 더욱 짙어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비전을 위해 하나님께서 저의 호흡이 다하는 날까지 숨이 차게 달려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물질과 기도로 아낌없이 후원해주신 예일교회 성도님들과 선교지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신 담임 목사님 감사합니다. 끝으로 교만하고 완악한 저를 사랑하셔서 선교지로 부르셔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잘되고 있습니다. 선교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