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 B-1 목장, 박해인 목자입니다.
2021년 9월에 분가한 저희 목장은 저를 포함하여 4명의 목장식구로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부 때부터 같이 자라온 목장식구들과 함께 하니,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듯했고, 모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목장식구들은 진심어린 사랑과 애정으로 서로를 돌보았습니다. 그저 예쁘기만한 목장식구들을 보며, 후에 이들이 좋은 목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바로 새가족을 보내주셨고, 목장식구들이 다함께 영혼을 섬기는 일에 열정을 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에서 전도한 사람을 베스트로 삼아 행복모임에 초청했고 그 베스트는 교회에 등록한 후 목장에도 잘 정착했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제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며 하나님의 일하심이 정말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우리 목장을 향하신 주님의 계획과 앞으로 더욱 성장할 목장식구들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목자로 세워진 저에게 열정을 주시고, 목장이 힘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셨던 것 같습니다.
당시 목장식구들은 모두 대학생이었습니다. 그중 몇몇은 졸업과 취업을 앞두며 바쁜 삶에 치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처음의 열기는 사라져갔고, 삶의 분주함에 모두들 지쳐있었습니다. 그런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목장에 끊임없이 새가족을 보내주셨습니다. 그것은 참 감사한 은혜였지만 제 마음에는 점점 걱정이 들어왔습니다. 목장 안에 섬겨야 할 영혼은 계속 많아지는데, 훈련된 일꾼이 없다는 것은 버겁고 막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때로는 목자라는 자리가 외롭고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저도 학교에 복학하면서 너무나 치열하고 바쁜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최선은, 지켜야 할 자리를 열심히 지키며 버티는 것뿐이었습니다. 목장식구는 거의 스무 명 가까이 부풀었고, 저는 한 사람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조급하고 불안해했습니다. 방황하는 목장식구를 보면 내가 더 면밀히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낙심이 찾아왔을 때, 저는 무엇이 나를 이렇게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무거운 짐은 제가 갖고 있던 의무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저는 목장식구들을 그저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제 안에 사랑이 회복되니 두려움과 염려가 떠나가고 용기가 생겼습니다. 거절하는 목장식구에게 다시 다가갈 용기가 생기고, 더디게 걷는 목장식구에게 다시 소망을 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목장에 잘되고 있는 것들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도 하나님은 결코 쉬지 않으시며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장하고 있는 목장식구에게 집중했고, 우리 목장에 일어나고 있는 좋은 변화들을 목장모임 때 자주 나누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목장에 좋은 일꾼을 보내주셔서, 올해 초에 분가를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분가를 준비하던 인턴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겨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이었지만 저는 이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즉시 확신했습니다. 인턴은 갈색세포종이라는 희귀 종양이 발견되어, 하루 빨리 제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의료파업으로 인해 수술날짜가 빠르게 잡히지 않을뿐더러, 잡힌다 해도 무기한 연기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목장식구들은 한 마음이 되어 힘써 기도했습니다. 목장모임에서도 뜨겁게 기도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절히 구했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은 더 좋은 길로 인도하셔서 평안함 가운데 수술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를 통해 목장식구들의 믿음이 성장하게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같은 시기에 한 목장식구가 직장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직장생활로 오랜 시간 양육훈련을 도전하지 못했었고, 제자학교는 힘겹게 수료했지만 제자대학 1학기의 문턱 앞에서는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목장모임에서 순종에 관한 말씀으로 도전받고, 스스로가 훈련에 순종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기도도 하겠지만 정 안 되면 목사님 찬스를 써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목장식구가 모임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과감하게 훈련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나 지금 아니면 이렇게 못할 거 같아.”라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꽉 붙잡았습니다. 그렇게 행복모임 신임리더로 세워졌고, 비전과 복음을 자신의 입술로 담대히 선포했습니다. 행복모임에서 수많은 기도응답을 경험했고 베스트가 초청되어 영혼구원의 기쁨도 누렸습니다. 저에게 “선교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었지만, 기억 안 나는 척 태연하게 아웃리치를 권면했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저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지금 이 사람을 강력하게 이끌고 계심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저는 목장식구에게 인턴으로 함께 분가를 준비해 보자고 말했습니다. 목장식구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인턴이었습니다. “내가 먼저 멋지게 말하려 했는데 언니가 가로챘어.” 하며 기쁘게 순종했습니다. 인턴은 아웃리치를 통해 기도에 응답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깊이 만났습니다. 아웃리치 가기 전 준비 과정부터 그곳에서의 모든 기도제목에 하나도 빠짐 없이 응답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웃리치 이후에 있을 취업을 위해서도 기도했는데, 기도제목 대로 가까운 위치, 좋은 사람들이 있는 직장에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은혜도 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인턴은 목장 초창기부터 제가 심방을 갈 때면 먼 곳을 마다 않고 늘 동역해 주는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목자인 저에게 자기를 의지하라고 말해 주고, 작은 어깨라도 내어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목장 안에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훈련된 일꾼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깊이 깨닫습니다.
간증을 준비하며, 하나님께서 모든 목장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시고 그들을 위해 지금도 역사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분명히 있지만, 같은 비전을 품은 또 다른 제자가 세워진다는 것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가치 있고, 확실한 일입니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꿈에도 소원인 재생산 사역자로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기쁨과 아픔, 고난과 행복, 모든 순간을 함께 나누어준 목장식구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 새로 시작될 목장에도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과 일하심이 있는 줄 믿습니다.
목장이 분가하기까지 곁에서 섬세하고 살펴 주시고, 도와주신 디렉터 사모님께 감사합니다. 제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격려와 위로의 말씀으로 이끌어 주신 담임목사님! 철없고 미숙했던 저에게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가르쳐 주시고 제자삼는 세계비전을 위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