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늘 예배를 통해서 큰 은혜를 주시며 내 안에 중보기도의 열정을 일으켜주신 하나님께 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저는 이번 중보기도학교 수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습니다. 중보기도학교가 마무리되어갈 무렵 간증문을 준비하라는 문자를 받고는 ‘내게 과연 간증문을 쓸만한 은혜가 있었는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학교 일이 늦어지면 월요일 중보기도에 빠지기도 했고, 토요일 중보기도의 경우 꼭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그 또한 지키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고, 특히 새벽시간으로 작정한 릴레이 기도의 경우 저 자신의 게으름으로 인해서 잘 지키지 못한 까닭에 스스로 괴로워하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작은 일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중보기도학교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그러한 자성의 모습과 의지조차 희미해지고 그냥 다음 기회에 다시 열심히 해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오늘 수료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탈락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수료증을 받고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같은 목장의 어떤 자매는 제 표정을 보고 오늘 어디 아프냐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자리로 돌아와서 목사님 말씀을 듣는데 수료를 하게 하셨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보다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 무엇인지, 부르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또 하나님이 얼마나 인격적이신지 알게 하신 것에 대한 감사가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이삭은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에서가 열심히 사냥을 해서 만든 별미가 아니라, 혹시 모를 너의 저주를 내게로 돌리라고까지 말한 리브가의 공로로 만들어진 별미를 먹으며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중보기도학교 막바지에 이르러 내 노력과 수고가 보잘 것 없었음을 괴로워하며 스스로 부르심의 길을 무시하던 제게 하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네 실력과 힘으로 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만들어진 별미를 가지고서 양가죽으로 입힌 손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입힌 너의 손을 바라보라고.

중보기도학교를 시작할 때의 마음을 되살려 주셨습니다. 교회를 지탱하는 힘이 어디 있는지 깨닫게 하셨고, 중보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는 저의 고백이 되살아났습니다. 아멜렉과의 전투에서 모세의 손이 내려오지 않았던 장면을 보면서 내가 바로 그 역할을 하는 것이구나!하는 그 감동을 되살리셨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고백은 사라지고 구체적인 부르심을 무시한 채로 추상적인 부르심만을 갈구하며 삶의 한가운데로 빠져들고 있던 나를 오늘 주님이 다시 부르셨습니다.

살면서 그런 때가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기준을 만족시켜도 내 자신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았던 모습. 하지만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는 이와 다르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수료증을 받아들고 제 자리로 돌아오면서 어쩌면 하나님께서 나를 다시 훈련시키시기 위해 또 중보기도학교를 하게 하시고 또 주어진 시간에 훈련 통보 문자를 받아가며 훈련 받게 하실 수도 있었는데 왜 나는 지금 이 종이 한 장을 손에 들고 있는것일까? 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나님의 의지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설교말씀을 들으며 인격적인 하나님의 의지와 부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결국 나를 훈련시키시고 계속해서 교회를 위해 또 우리 사랑하는 청년부를 위해 기도하게 하실 것이지만 일방적인 은혜를 보여주시고 깨닫게 하심으로 ‘하나님, 다음 중보기도학교에서는 정말 성실하게 시간을 지켜서 수료하겠습니다.’라는 의지의 고백 대신 ‘하나님, 사랑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중보기도를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라는 기쁨의 고백으로 바꿔주셨습니다. 얼마나 인격적인 분이신지 나를 부르실 때마다 하나님을 더욱 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지키지 못했던 중보기도의 시간이 있습니다. 엊그제 훈련팀장님께서 간증문을 쓰고 두 시간을 더 채우면 수료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배려해주시는 마음이야 감사하지만 나 스스로 성실하지 못한 시간을 보냈고, 그래서 나는 훈련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속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깨닫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보기도를 계속 하고자 합니다. 열심히 사냥을 해서 만든 별미가 아니라 안되는 자를 되는 자로 만들어 주시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비전 가운데 거하도록 인도하시는 참으로 인격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별미를 먹으며 중보기도를 쉬는 죄를 결코 범하지 않기로 다시 한 번 입술을 열어 결단합니다. 중보기도 특공대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최근 시작된 토요일 저녁 청년부 중보기도회와 늘 같은 시간에 있는 주일예배를 위한 중보기도회에 열심히 참여하고자 합니다.

중보기도학교를 마치며 깨닫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중보기도자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날마다 순종하며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