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여러 번 시도했음에도 양육 훈련을 수료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점점 저에게는 영적 번아웃이 찾아왔고, 이와 더불어 삶의 문제들과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저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아 오랜 기간 양육 훈련을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기초부터 다시 다지자는 마음으로 스스로 수레바퀴의 삶을 다시 세우고 나서 훈련을 도전하려 했던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점차 훈련과 변화의 자리를 회피하고자 하는 나 자신만의 합리화로 변해갔습니다.

어느 순간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하반기 가을 사역 기간에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다시 한 번 더 양육 훈련의 자리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고, 게시판의 훈련 신청 명단이 게시되었을 때 고민없이 저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결혼과 신혼여행 준비로 인해 훈련을 결단한 직후부터 책을 바로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양육훈련을 지원했으니 어김없이 기한 안에 과제를 수행해야 했기에 늦게나마 책의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하나님께서는 나의 삶과 내 생각과 마음을 너무 잘 아시는 분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여호수아를 주인공 삼아 그가 겪었던 삶의 모습과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빗대어 우리가 어떠한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여호수아의 삶을 이야기하며 언급된 대표적 사건으로는 요단강을 건넜던 사건, 가나안을 정복하기 위해 그 땅을 정탐하고 라합을 만났던 사건, 아이성 전투, 여리고성 전투 정도가 기억이 납니다. 다시금 하나하나 자사하게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저자이신 김성곤 목사님께서는 책을 크게 상권과 하권을 나누는 느낌으로 여호수아의 삶을 이야기 한 후,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인생을 올바르게 정복할 수 있는지 말씀을 이어가십니다. 여러 방법들이 나의 살과 뼈가 되는 충고처럼 느껴기지도, 설교 말씀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가만히 보아하니 모든 방법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주는 열쇠고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 삶의 주체가 하나님이신가”였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정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인생의 주인이 되려 하기때문이라고 저자는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치 앞도 알지 못하는 “내”가 주인되려 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 두려움들이 가득 차게 됩니다. 연약하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내”가 나의 삶의 주인이 되려 하기 때문에 인생의 작은 문제 하나로도 갈대처럼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앞서 말한 여호수아의 모습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을 동일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호수아는 아이성 전투를 앞두고 정탐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자신만만했습니다. 이는 여호수아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게 만들었고 결국 그 전투는 비참하게 패배하며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여러고성 전투에서는 전투준비에 치중하기 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로는 그들은 전쟁의 병사로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성의 주변을 돌고 함성을 외쳤을 뿐이지만 먼지조차 남기지 않고 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맞이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시는 인생은 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말이 되나 싶겠지만 그 앞은 가장 순탄하고 선한 길이 펼쳐지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삶에서도 여리고 성과도 같은 크나 큰 문제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적지 않은 금액에 대한 임금체불을 겪고 있고, 이 문제로 전 사장과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뒤돌아보면, 하나하나의 과정을 거치는데 있어 항상 하나님보다 내가 앞서 있었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을 한 번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어떤 마음을 품기를 원하시는지, 어떤 자세로 이 과정을 거쳤으면 하시는지를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마음의 자세를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욕심을 구하기 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하나의 문제를 넘어서 나의 모든 삶의 자세가 그렇게 변화되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인생의 문제를 헤쳐나가는데 있어서 사소한 것 하나에 흔들리기보다, 비할 데 없는 하나님께서 나를 승리하게 하신다는 확신과 소망으로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여호수아와 같은 삶이 나의 삶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여 어떤 이도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요단강을 향해 담대히 발걸음을 내딜 수 있는 용기있는 삶, 하나님 앞에 겸손하고 순종하여 철옹성같은 여리고성을 무너뜨리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었던 그 삶이, 시대와 환경이 다르지만 지금의 나에게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