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생활에 대한 양적`질적 부족을 늘상 느끼던 터라 중보기도학교의 필요성을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군사반 하나로도 허덕이던 나였기에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상황이 허락해 줄까 그냥 한 가지만 잘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망설였습니다. 그 망설임도 이제까지처럼 목자님의 강권과 주위 분들에게 휩쓸려 함께가는 쪽으로 결정되었지만 말입니다. 의지를 동원하면 하도록 하신다는 그 믿음이 아직도 부족했던 참인데 결국 이렇게 수료하도록 하셨네요.
1기 수료생들의 자신감있는 얼굴을 보며 중보기도학교에 '무언가 있다!' 감을 잡았고 기대감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첫날부터 강의는 뜨거웠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듯 들썩거렸습니다. 역시 그랬습니다. 기도에도 기술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지금에도 수시로 옛 습성이 올라오고 허무와 게으름이 나를 잡아끕니다. 기도 없이 어떻게 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요.
조지뮬러는 5만 번의 기도응답을 받은 사람이라 했습니다. 그의 기도로 5년, 10년, 25년 만에, 죽고나서까지 회심한 친구들의 이야기는 정말 감명깊었습니다. 꼭 전도하고 싶은 사랑하는 친구를 내 설득력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어 답답해 하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얻은 것 같습니다. 고작 몇 개월 마음을 쓰고는 조급해하던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아직 실패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나는 그를 위해 평생 기도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결과를 기대합니다.
나는 늘 기도가 짧습니다. 교회와 목사님만을 위한 기도를 한 시간 하라니요, 예배를 위한 기도만으로 한 시간을 채우라니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첫 번 예배기도를 드리던 날은 교회엘 가기까지 하고서도 십여 분 하다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교회를 위해 사역자들과 지체들을 위해 내가 해 온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도는 가장 적극적인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기도 세목이 적힌 종이를 붙들고는 애썼습니다. 처음엔 두 번을 반복하고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체력적으로도 힘에부쳐 절로 방언하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다행히 회수가 거듭되면서 점차로 내 안에 기도할 제목들이, 소원함이 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교회와 목사님께 더 많은 마음이 갑니다. 하나님은 언제든 마음에 내키시는 대로 하실 수 있으나 연약한 사람을 통해 일하시고 마음을 돌리십니다. 중보기도할 자를 찾으십니다. 그 일에 일원이 된다는 일이 어찌나 뿌듯한지요.
나는 늘 내게만 집중하여 왔습니다. 내 문제에 매여 허둥거리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해결 방법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게서 시선을 돌려 누군가를 바라볼 때, 내 안에 다른 이들을 위한 염려와 기도가 가득할 때 나의 문제들이 작아지며 어느 순간 문제가 아니던 것이 되곤 합니다.
이제까지 나를 위해 기도해 준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기도는 공짜이나 사랑이 없는 기도는 없습니다. 지금 지어진 나의 모습또한 그들의 기도로 만들어진 것이고 또 나아져 가고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받기만 해온 기도이니 이제는 빚을 좀 갚아야 겠습니다. 그들의 역할을 나누어가져야겠습니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오며 장래의 일들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나의 소원함의 정당성도 잘 모르겠고, 왜 늘 소원함을 잡아보지 못하고 창 밖에서 바라보아야만 하는가 투정부리듯 하나님께 아뢰다 보니 무턱대고 마음이 놓입니다. '내가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실 거야. 안 주시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야. 내게 맞는 젤 좋은 걸로, 젤 좋은 때에 주실거야' 그렇게 맡겨버렸습니다. 나는 기도의 원리를 믿는 참 단순한 사람이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