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미래에 이뤄질 일에 대하여 기대를 가지고 마음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미래 계획과 목표에 대해서도 자유합니다. 그것은 내가 세운 계획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전혀 배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죄가 많은 사람이 세운 것이기에 하나님이 외면하실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소중하지만 그것도 주인이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께 바쳐진 삶으로 자유롭다는 큰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지향적인 삶에 실패하는 것은 과거라는 것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이뤄놓은 업적, 이제까지 쌓아올린 공로, 고생하고 땀흘린 것을 도저히 끊을 수 없고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3:13~14).

바울만큼 과거를 버리기 어려운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많은 학문, 가문의 정통성, 히브리인의 긍지, 보장된 미래, 율법대로 살아왔다는 자부심, 한 마디로 대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 전의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긴다고 담대히 선언하였습니다.

과거를 결코 자랑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과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이들이 퇴직하면 그 경륜을 높이 사서 귀하게 쓰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직책이나 계급, 과거의 전적이 그를 교만하게 한다면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아무도 반기지 않고 받아 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이런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잊어버렸다고 한 것입니다.

과거의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자유롭다는 뜻입니다.

사람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그런 것에 얽매여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없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바울은 과거에 부끄러운 박해자, 훼방자였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용서 받고 과거를 완전히 해결하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남을 용서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 양문 곁에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간힐천으로 가끔 물이 움직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천사가 내려와서 목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사와 같이 있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병자들이 모여서 물이 움직일 때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38년된 병자가 있었습니다.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38년 동안 앓았으니 몸만 아니라 마음도, 생활도, 의식도 모두가 병자였습니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완전한 병자입니다. 그가 병이라는 과거에 사로 잡혀서 연못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자기가 걷지 못하는 것도 저 연못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고픈 것도, 멸시, 천대, 미움을 받는 것도 저 연못이 고쳐주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에 사로 잡혀 있는 동안 그에게 새로운 것이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내가 지금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정치인이나 경제 때문은 아닌지, 관료들이 무능하거나 사회제도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돈많은 부자들이나 지나치게 잘난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우리는 결코 승리자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를 감사의 자료로 사용하십시오.

마포에 황부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집의 가보는 거지로 살 때 밥을 얻어 먹은 바가지였다고 합니다. 그 바가지를 볼 때마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사치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았고 오늘의 삶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감사하였다고 합니다.

어릴 때 가난하고 불행했던 사람들이 성공한 뒤에도 그 티를 벗지 못하고 묘한 콤플렉스(complex)에 잡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있다는 증거입니다.

어느날 예수님이 38년된 병자를 찾아왔습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이 한 마디가 연못에 먼저 뛰어든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던 시선이 예수님께 옮겨졌습니다.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는 말씀에 새로운 삶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한스러운 자리, 38년동안 누워있던 자리를 들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과거, 다시 들추고 싶지 않은 것을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볼 때마다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2009년에 주인공이 되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빛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