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국가적 재난이 되고 있습니다. 치사율은 높지 않다고 하지만 전국을 두려움으로 떨게 하고 있습니다. 내게 직접적으로 부닥친 재난이 아니라도 언제 내게도 올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전세계를 떨게 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써도 불안하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도 불안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두려움이 없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신앙인은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코로나19사태는 하나님께로 좀 더 가까이 가라는 신호입니다.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임재하시면, 그것이 곧 은혜요 축복인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 야곱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찾아오심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사람, 신앙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처럼 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못된 술수를 활용하여 제마음대로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생애에 수없이 찾아오셔서 「잘 믿어라, 바로 믿어라, 하나님 욕먹이지 말고 살아라」 계속해서 가르치고 지시했지만 깨닫지 못하고 저 잘났다고 설쳐댔습니다. 하나님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손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홀로 있는 자와 만나신다.

현대인은 삶의 주변이 너무 복잡해서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엎드릴 수 없습니다. 사람의 눈치 때문에, 삶의 환경 때문에, 바쁜 일정 때문에, 체면 때문에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야곱은 20여 년 동안 외국에 가서 결혼도 하고 돈도 벌고 출세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어렵사리 정리해서 고향 가까이 왔는데 쌍둥이 형 에서가 400명의 가병을 거느리고 야곱을 치려고 온다는 소리를 듣고 기겁을 합니다. 특유의 기지를 발휘하여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불안해서 견딜 수 없습니다. 얍복강 나루터에 혼자 남았을 때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가 있습니다. 병상에 누웠을 때, 사람들에게 배신당했을 때, 실패하고 좌절해 있을 때, 그 때가 하나님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나님은 씨름을 걸어 오신다.

지금까지 야곱은 비상한 재주로 승승장구 했습니다. 태어날 때 먼저 나오는 형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습니다. 배고픈 형, 성질급한 형에게 장자의 명분을 팥죽 한 그릇으로 삽니다. 아버지를 속여서 축복을 받아냈습니다. 외삼촌의 딸들과 재산을 술수를 부려서 취득하였습니다. 약점과 허점을 이용하여 끌어 모았습니다. 그런데 얍복강 나루터에서 하나님과 씨름을 하게 됩니다. 이 씨름은 하나님이 걸어온 씨름입니다. 야곱이 맞서보니 이제까지의 대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먼지가 나도록 있는 힘을 다 했지만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씨름을 시작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야곱아, 더 이상 네 힘으로 살면 안된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라” 더 이상 네 수단, 네 꾀, 네 방법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포기 하지 않습니다.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빳빳하게 일어섭니다. 하나님이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쳐서 고꾸라지게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허벅지 관절이 재물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건강일수도 있고, 탁월한 경험이나 명예, 지위일 수도 있습니다. 뛰어난 미모나 배경일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치시면 어떤 것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새 이름으로 만난 브니엘의 아침.

야곱이 고꾸라졌어도 씨름하는 사람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야곱은 씨름 하던 곳을 브니엘, 하나님의 얼굴, 즉 하나님과 대면한 장소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겨루어 이기었다는 뜻보다는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것이 더 옳은 뜻입니다.

긴긴밤, 갈등과 고통으로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어제 아침에도 떠 올랐던 태양이 아니라 새 사람, 새 이름의 사람, 변화된 이스라엘의 새출발을 축복하는 아침 햇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