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 사람들은 먹고 쓸 것이 있으면 족한 줄 알고 살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경쟁의식을 갖게 되면서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남보다 더 높아져야 하고 앞장서야 한다는 경쟁의식의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면서 인간관계가 깨지고 자연이 파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진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늘 1등만 해야 한다는 의식으로 이웃과 담을 쌓고 살게 되었습니다.

다수확품종의 벼가 개발되었습니다. 재래종에 비하여 서너배의 수확이 보장되는 품종입니다. 농부들이 경쟁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신품종은 병충해에 약해서 독한 농약을 뿌리지 않으면 수확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농약을 뿌렸더니 병충해의 천적이 전멸하여 다른 작물도 농약이 없으면 경작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땅도 산성화 되어 황폐하여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부들까지, 그 농산물을 먹는 사람들까지 농약의 피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과욕이 불러온 재앙입니다. 이제는 제2의 에이즈라고 하여 대책없는 공해병으로 지구가 멸망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좀 약해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고대 로마 시대를 영웅주의 시대라고 합니다. 힘센 사람은 신분에 관계없이 영웅이 되고 모든 특권을 누리는 시대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강해보였으나 북방의 야만족에게 망하고 말았습니다. 신앙의 세계에서도 좀 약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자로 보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모두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류병에 걸려서 최고, 으뜸, 1등, 일류만 찾느라고 마구간으로 오신 메시아를 결코 발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누구보다 커야 하고 힘이 있어야 하고 앞장서야하고 더 많이 가지고 군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이 보일 턱이 없습니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 53:2). 오늘의 신앙인들도 1등만 찾다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기에 목표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좀 약해지고 낮아져서 마구간 구유에 누이신 예수님이 보이는 수준까지 가야 합니다.

좀 더 약해져야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치게 유능하고 강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대하여 너무 자신있고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에 감동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6). 연약하지 않으면 돕지 않으십니다.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위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의 보물창고의 문을 잠가 버리고 그 많은 능력을 하나도 행하지 않으십니다. 1등도 아니면서 1등이라고 허세를 부리면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들을 다 잃어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1 등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바울 사도에게는 자랑할 것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내놓고 '내가 1등이다'라고 자랑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학문, 문벌, 신분, 비전이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믿고 변화된 뒤에 깊은 은혜와 신비로운 영계에 도달하였습니다. 세째 하늘까지 체험하였기에 감히 그와 견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더 강하고 유능하고 위대하게 한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에 몸에는 찌르는 가시가 있어서 한없이 괴롭혔습니다. 너무 괴워워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찌르는 가시(질병)를 제거해 달라고 기도하였더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고 응답에 대하여 고백하였습니다.

중국 고전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은 돌에서 태어난 원숭이입니다. 재주를 믿고 날뛰다가 돌산에 감금됩니다. 500년 만에 삼장법사의 수행원이 될 때 쇠로 만든 머리띠를 띠게 되는데 그 머리띠 때문에 손오공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고 귀하게 쓰임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곁길로 가면 머리띠가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약함이 1등보다 더 가치있는 품격을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