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체제 속에서 세계 질서는 장벽이 많았습니다. 민주 진영과 공산 진영을 가로막는 것을 철의 장벽이라고 불렀습니다. 중국이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을 때 죽의 장막이라고 했습니다. 동독과 서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베를린 장벽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장벽들은 냉전체제가 풀리면서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많이 풀렸고 거의 정리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에 남북이 대치해 있는 휴전선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장벽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머지않은 장래에 모두 철거될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은 장벽이 교회 내부에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인정하기 싫은 장벽이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제도, 문화, 풍습에 의해 차이와 구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은혜를 받고 모인 곳인 교회는 그 차별과 장벽이 마땅히 없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을 받았고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같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거대한 장벽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장벽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분리시키고 있습니다. 민족적 분리, 사회적 분리, 문화적 분리, 빈부의 분리, 신분의 분리, 그리고 그 분리가 교회 내부에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냅니다. 없어져야 할 장벽 때문에 생긴 문제들은 교회의 사역을 방해하고 성장의 저해 요소가 됩니다.

새로운 창조의 역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골3:9~10).

바울 사도가 복음을 전할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습니다. 그리스 북부지역의 스구디아인들도 복음을 받고 교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들과 세련된 아덴 사람이 교회 안에서 장벽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실제적인 장벽이 인간의 노력에 의해 제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새사람으로 다시 창조되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교회는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회원들은 새로 지음 받아 회원이 된 자신과 더불어 새로 창조된 새사람으로 보고, 여기고, 생활해야 하는 것입니다. 옛사람이 기억되거나 옛사람이 나타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5:17)

이런 장벽은 연합에 의하며 제거됩니다.

교회의 장벽은 연합을 이룰 수 없게 합니다. 보통 연합이 아니라 지체로서의 연합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한 가지 이유로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삼으시고 기뻐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백성된 성도는 끊임없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때마다 사람의 힘이 아니라 새로운 피조물로 지으시는 하나님의 창조의 역사가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의 삶은 하나님을 닮습니다. 하나님께 용서받은 것처럼 서로 용서합니다. 용서받은 일이 없다면 용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골 3:13).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일본 사람들은 마을마다 「마쯔리」라는 축제를 엽니다. 대부분의 마을은 준비기간에 마을 어른들이 모여서 짚으로 새끼를 만들어 축제 전날 온 동네를 한 바퀴 감아놓습니다. 우리 마을은 하나라는 연대의식의 표현입니다. 교회 안의 장벽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한 몸, 한 지체가 되었다는 의식의 부족으로 사랑하지 않는 데서 생긴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모양으로든지 장벽이 있다면 그것은 근본의 문제요 뿌리의 문제입니다. “거기에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파나 무할례파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차별이 있을 수 없나니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시니라”(골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