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장에서 기르는 물고기는 여러 가지 질병에 자주 걸리게 되어 미리 항생제를 비롯한 약을 사료에 섞어서 먹이게 됩니다.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연산을 선호하는 것은 양어장에서 양식한 물고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뿐만 아니라 양어장 물까지 심각하게 오염되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양어장의 문제는 좁은 공간에서 시간에 맞춰 먹이를 주기에 서로 먹으려고 하다가 부딪치면서 비늘이 떨어지고 각종 질병에 감염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물고기를 인공부화하여 바다에 방류하는 사업을 시행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양어장의 물고기만이 아니라 사람들도 지나치게 근시안적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시기, 질투, 원망하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서서히 죽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만 멀리 보기만 해도 싸울 일도, 다툴 일도 없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눈을 들어 밭을 보라고 하셨습니다(요4:35). 밭을 필드라고 하는데 인간들의 일터, 삶의 터전, 남들이 경작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 기간해야 할 땅, 싸워서 쟁취할 곳을 일컫는 말입니다.

좁은 곳에서 다투지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자 유대인들이 무슨 권세로 세례를 주느냐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예수님은 다투지 않고 그곳을 떠나 사마리아로 지나가시다가 수가성에서 복음을 전하고 많은 사람을 믿게 하셨습니다. 복잡한 예루살렘에 매이지 않고 사마리아의 수많은 영혼을 향하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요4:35)라고 하신 것입니다.

추수하게 된 곳이 사마리아뿐이겠습니까? 땅 끝까지 모두 추수하게 되었는데 예루살렘에서 다툴 일이 아닙니다. 예루살렘만이 아니라 온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을 명령하신 것입니다(행1:8). 농사짓는 이들도 한두 가지 품종에 올인했다가 손해 본 일이 많습니다. 감귤이 좋다했더니 모두 감귤을 재배하여 값이 폭락하여 생산비도 건질 수 없게 된 이유가 같은 것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쳐 피 흘리는 싸움을 벌이면 모두 망합니다. 한자리에 머물러 안주하면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좀 더 멀리 보고 계속하여 달려가야 합니다.

평강공주의식입니다

고구려 25대 평원왕의 딸로 태어나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바보 온달과 결혼하여 그를 유명한 장수로 길러냈다는 이야기는 동화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독교는 평강공주의식을 가진 종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편하다고 흉내 내고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사람들이 외면하고 버렸을지라도 찾아내서 개간하고 다듬어서 옥토를 만들고 금광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목수가 버린 나무를 다듬어 위대한 조각품을 만들고 석공이 버린 돌을 모퉁이돌로 삼아 위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창조적 의식과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보로 통하는 온달의 가치를 본 사람은 평강공주였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하여 더 이상 소망이 없는 것 같았지만 땀 흘리며 갈고 닦아 보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12명의 제자를 세워 3년 동안 갈고 다듬어 세계 구원의 기틀을 삼으신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양어장을 떠나라

양어장은 걱정하지 않는 곳입니다.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주인이 다 해결해 줍니다. 때가 되어 먹이를 줄 때만 동료를 제치고 열심히 먹기만 하면 되는 곳입니다. 양어장의 물고기는 5대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가능성이 얼마나 많은지도 일찍 도마 위에 올려져 번쩍이는 칼날에 조각나는 것을 생각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고기에게 5대양이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눈을 들어 밭을 바라보는 신앙인들에게 위대한 미래가 있습니다. 지금은 인기가 없고 크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양어장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