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화가 와츠의 그림 중에 「소망」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소경인 여인이 둥근 지구 위에 하프를 들고 서서 연주하는 그림입니다. 줄이 다 끊어지고 하나만 남았는데 그 줄도 곧 끊어질 것 같습니다. 등 뒤로는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습니다. 하나 남은 줄까지 끊어지면 인류의 소망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가는 이 절망스런 그림을 「소망」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사람들은 여러 줄의 하프로 연주하며 노래하는 일에 익숙해있습니다. 지식, 돈, 건강, 젊음, 사랑, 지위, 권세, 사업, 친구, 명예, 인기 같은 것들이 다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이 줄들이 하나 하나 끊어지고 마지막에 한 줄만 남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에도 하프를 집어던지지 않고 외줄을 가지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은 결국 소망이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여정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로마로 가는 멀고 긴 여정이 이제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다메섹에서 이방인의 사도로 임명 받고 그 때부터 시작된 길이었습니다. 행13장에서 최초의 선교사로 파송받을 때 그의 꿈은 결국 로마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사역 현장에서 밀어닥친 고난들은 그를 계속해서 로마로 밀어 부쳤습니다. 가이사랴 감옥은 그에게 영적인 휴식 기간이었고 두 주간 동안 시달린 유라굴로 광풍은 그의 영적 권위를 한껏 높여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멀리데섬에서 독사에게 물린 것은 섬을 복음화로 하는 동기가 되었고 보디올에서 성도들을 만나 7일 동안 머문 것은 바울에게 한없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로마로 가는 길(말씀에 순종하며 따라가는 길)에는 은혜주시며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는 것입니다.

2년간의 감옥생활은 또 다른 사역지였습니다.

로마에 도착한 바울은 2년 동안 셋집에서 살았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감옥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복음 증거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성전이든, 감옥이든, 길이나, 감옥이나, 바다 어떤 곳이든 복음 증거하는 기회를 만들었고 영혼을 구원하였습니다. 이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기분 때문에, 물질 때문에, 환경 때문에 영향을 받으면 복음 전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날은 전혀 없습니다. 복음 전하기에 좋은 날이 따로 없습니다. 바울은 이 기간 동안 빌레몬서, 골로새서, 에베소서, 빌립보서를 기록했습니다.

그 후에 바울은 약 2년 정도 풀려나서 복음을 전하다가 주후 66년경, 네로 황제의 박해 때 다시 체포되어 다음해인 주후 67년에 순교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때 바울이 갇혀 있던 감옥은 지하 감옥이었다고 합니다. 날마다 찌르는 육체의 가시를 안고 보이지 않는 눈으로 피곤과 추위에 떨면서 겉옷을 가져오라고 편지하였습니다(딤후4:3).

그는 일생동안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바라보고 달려갔습니다. 다른 것은 배설물처럼 여겨 깨끗이 버렸습니다. 왜 그렇게 달려갔는가?

복음이 인류의 유일한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도착한 바울은 로마에 있는 유력한 유대인들을 불러서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러므로 너희를 보고 함께 이야기 하려고 청하였더니 이스라엘의 소망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 쇠사슬에 매인바 되었느니라”(행28:20).

범죄한 인류는 태어나면서부터 멸망하게 되어있습니다. 유일한 소망은 예수믿고 구원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소망을 배척하고 이방인의 손에 넘겨 십자가에 죽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다시 살리셔서 우편 보좌에 앉히셨다가 조만간에 심판주로 다시 보내실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알았기에 목이 터지라고 외치고 다리가 부서지라고 뛰어 다녔던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소망만이 아니라 우리의 소망이요 금년의 소망입니다. 이 소망 때문에 하나님은 금년에도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하나 밖에 남지 않은 하프줄, 소중히 여겨야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