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하지 않는 모든 것은 퇴보한다. 그러므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변화가 곧 진보요 발전이요 성숙이라는 의식이 가득합니다. 무엇이 변했느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 되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 속에서 변화의 방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합니다.

 극단적인 개인주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정이 파괴되고 세대 간의 충돌이 표면화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의 가출, 비행, 탈선의 근거가 극단적 개인주의라고 해야 합니다. 개인주의 철학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어디까지 가야 멈춰설 것인지 걱정스럽습니다. 권위가 다 깨졌습니다. 인간관계의 상하관계가 깨지고 평등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윗사람, 아랫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어찌보면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 같은데 질서가 무너지고 책임의식이 사라졌습니다. 남성이 여성화되었고 가부장적인 힘이 무너져서 어려움을 견디고 참고 일어나려는 의식이 없어졌습니다. 더 이상 남편이 가정의 주인이 아닙니다. 아빠, 자기라는 호칭으로 바뀐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현실주의, 실리주의가 팽배합니다.

 미래를 생각지 않습니다. 꿈과 비전이 없습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내일을 책임질 정책도, 정치인도 사회적 지도자도 없습니다. 언제나 현실입니다. 계산적이고 이해득실이 빠릅니다. 머리 속이 늘 복잡하고 불안하고 조급합니다. 늘 쫓기는 것처럼 삽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서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니라”(엡6:1~3)는 말씀은 귀에 들리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입니다.

 변화 속에서 발전해야 합니다.

 누구를 위한 변화이고 무엇을 위한 발전입니까? 어떤 사회 학자는 부모공경을 군주제도의 유물이라고 했습니다. 「임금을 섬기라」만 강조할 수 없기에 부모를 공경하라는 조항을 끼워 넣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젊은이들 속에 퍼져있다는 것입니다. 택시 운전기사가 손님이 놓고 내린 지갑을 경찰에 신고하여 주인을 찾아주었습니다. 당국에서 선행하였다고 상을 주었습니다. 제 것이 아니기에 주인을 찾아 준 것은 상 줄 일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세상이 당연한 것을 하지 않기에 상을 준 것입니다. 서글픈 시상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도 마땅한 것, 당연한 것입니다. 이때까지 받은 사랑에 대하여 마땅히 해야 될 도리요 진리입니다.

 이기적이고 실리적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익과는 관계 없는 일입니다. 공경이란 용어가 중요합니다. 인간관계의 사랑을 세단계로 말합니다. 나보다 못한 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첫째요, 수평으로 동등한 위치, 친구를 사랑하는 것이 둘째요, 나보다 높은 위치, 상대방을 높이는 공경이 셋째입니다. 존경한다는 뜻입니다. 가치나 실리보다 당연한 것을 잘하는 것인데 이 사회는 상을 주고 포상하고 크게 자랑해야 겨우 명맥을 유지하게 된 시대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