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전쟁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영락없이 핑계 아닌 핑계마냥 읽기가 쉽지가 않았음을 고백해본다.

첫 번째로 읽을 때는 백수여서 하는 것도 없었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읽기가 힘든 책이라고들 말하는 것을 많이 들어서 나는 더 열심히 해서 그런 일이 없이 해보자고 했지만 나도 결국은 4주를 그냥 넘겨 보내고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엄청난 속독을 하게 됐고, 이번 만은 꼭 그때와 같은 영적전쟁에서의 패배는 있을 수 없단 생각을 하면서 더 열정을 내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수강생들이랑 같은 재수강생들이긴 하지만 갖고 있는 숨은 뜻은 엄청나게 달랐다. 난 그저 점수미달에 의해 재차 수강을 받는 진짜 의미의 재수강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열정을 내었지만 어느덧 복학해버린 2학기.. 가뜩이나 스케줄 개념이 없던 나에게 다가온 과제들과 수업들, 그리고 같은 조의 사람들이 주는 혼란은 나에겐 너무나 큰것들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덧 영적전쟁의 독후감이 또 한 번 밀려버린 것이다.

나는 절망했다. 첫 번째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 나를 보며 또 영적전쟁에서의 승리와는 멀어진 나를 보며 눈물만 나왔다. 기도할 때마다 나의 변화를 위한 기도를 구체적으로 했었다. 하지만 기도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왔던 나는 달라진 건 없었다. 그 누가 뭐라 그래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부랴 부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읽었다. 어떤 청년의 일어날 수 없었던 악성말라리아에 걸린 일들, 어떠한 도시의 묶임을 푸는 간증들, 생각의 파수꾼, 우리가 기억해야 할 몇 가지들이나, 악한 영의 공격하는 형태들 등... 여러가지를 접하면서 내가 나를 자책하는 것 또한 이미 영적전쟁에 밀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나의 생각의 파수꾼은 잠이 든 것 마냥 아무 생각, 잡다한 생각들이 머리속에 온통 비집고 들어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 덧 말씀과 기도의 줄을 놓게 됐을 때가 너무나도 많았고 생각해보면 작은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작은 일들이 나의 삶에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겨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 대중매체들이나 문화를 보면 사탄이 하는 일들이 얼마나 강력한가라고 생각했다. 생각을 통해 나에게 다가오며 과거와 미래를 알고 있는 또 나에 대해 나보다 더 잘아는 영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길 방도는 없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사탄보다도 더 높은 위치에 계시며 왕좌만 갖고 계신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권위와 힘도 갖고 계신다. 쇠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가 승리하도록 도우신다. 하나님이 비밀리에 어둠의 세력에게도 공개하지 않으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지혜. 그 지혜는 장성한 자들의 것이라고 하며 선악을 분멸하는 지혜이다. 이 지혜의 비밀은 마귀의 궤계를 인식하기를 배우고 있는 자들에 관한 것이다.

그냥 나한테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해야된다. 어떤 것이 하나님께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사탄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그리스도인은 분명하게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함으로 우리는 올바르게 반응하며 그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세력들에 대함이다. 어떤 집단은 사탄과의 싸움은 우리가 공격을 안하면 사탄도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안하는 집단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혈과 육으로써 싸운다. 시기하며 질투하며 비판하고 성내고 감정을 상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방어한다.이미 패망한 적에 불과한 사탄이 우리를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혈과 육으로 항상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로한 그 시점에서 이미 영적전쟁이 시작되었다. 영적전쟁을 무시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꿩이 사냥꾼이 나타나면 고개를 땅에 숙이고 안보이겠지 하는 것과 같다. 사냥꾼은 그냥 가볍게 꿩을 집어 들어서 상자 속에 넣을 것이다.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나의 삶은 영적전쟁의 가장 중심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범위가 넓은 것 같다. 영적전쟁 다방면에서 때로는 확실하게 이것은 영적전쟁이다라는 것이 있고 때로는 너무나도 불확실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연단의 시간인지 아니면 나를 넘어뜨리기만을 위한 사탄의 궤계인지의 분별이 나에겐 너무나도 시급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번 독후감을 쓰면서 내가 정말 제대로 쓰고 있는지가 걱정 될 만큼 정신이 없다. 다음 필독서인 책들을 차근차근 시간을 두고 읽어볼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비전에 연결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조금 더 책에 애틋함을 가지고 다가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열린모임, 목장모임, 그리고 수레바퀴의 삶 이것들을 통해서 더욱 더 치열해진 영적전쟁일테지만 승리하여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