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멀고도 먼 여행을 한 것 같습니다. 처음 양육반 2기로 시작했었는데, 저와 양육을 함께 했었던 동기들은 이젠 선배님들이 되었고, 2번의 제자반과 군사반을 하는 동안 어느새 8기로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해서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친정 엄마 집에서 목장 모임을 하는데 목자님이 저의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렇게 날 위해 기도를 하는데 아이가 안 생길 수가 없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확신이 제 안에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날 즉각적인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응답만이 아닌 저를 위해 중보해주시던 많은 분들의 응답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기쁨을 잊어버리고 또다시 주님과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둔한 저를 일깨우시고자 시련을 주셨고 저는 그렇게 벼랑 끝에 서 있고서야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이사를 하게 하셨고,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장막을 옮기셨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주님을 다시 섬기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다시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육을 받게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목자의 권유로 양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양육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에서 열린 모임을 처음 열게 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왜 큰 평수의 집으로 장막을 옮겨 주셨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전 같았으면 집이 어질러지는 것이 싫어서 사람 오는 것도 싫었는데 왠지 사람 오는 것도 반갑고 좋았습니다.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이 이상하리만치 귀엽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열린 모임과 훈련을 통하여 하나님은 완벽증에 가까웠던 저를 단련시키시고 치유하셨고 이모저모로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저를 조금 더 단련시키고 싶으셨나 봅니다. 제자반을 3주 남겨두고 파주로 이사를 하게 하셨고, 양육을 마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주일을 지키게 하셨으나 어느순간부터 주일을 지키는 것은 마음뿐으로 바뀌게 되었고 저는 교회를 옮겨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집 앞에 있던 작은 개척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있지 않았기에 등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예일과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생각이었으니까요. 목사님 설교를 듣고 있으면 담임목사님의 얼굴이 겹쳐져 보였고 그 교회와 예일 교회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게 되었고 주님께 그 동안 미루고 있었던 기도도 하게 되었습니다.

“너는 네게 부르짖으라 내가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그 기도는 응답되었고 저는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양육을 받게 되었고 목장식구들은 저를 위한 기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양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버스를 타고 부평에서 역곡까지 양육을 받으러 오는 길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던지. 눈물콧물 훔쳐가며 오고가면서 수없이 양육을 그만두고 싶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면 주님께서는 저에게 왜 양육을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나 한 사람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화가 될 수 있는지 비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첫 걸음으로 또다시 저희 집에서 열린 모임을 열게 하셨습니다. 처음 열린 모임을 열었을 때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습니다.

부족한 입술이지만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비전을 마음에 품고 열린 모임을 인도하였습니다.

다시 시작한 훈련은 여섯 명으로 출발해서 저와 박순덕 집사님이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기수들보다도 더 많은 은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 집사님은 연세도 있으시지만 정말 저를 본받게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의 열정에 날마다 놀라게 하셨고 저를 따라가게 하셨습니다. 제자의 삶은 그렇게 혼자서만 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서로를 격려해주고 끌어주며 혼자가지 말고 서로가 서로의 날개가 되어 평행선을 이루시길 바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꼬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중 하나가 양육을 받으면서 목자가 된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중대한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주의 양들을 부족한 저에게 먹이라 하셨기에 저는 절대로 재생산을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뜻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엘 자르 부케가 척박한 황무지 땅에 40년에 걸쳐 나무를 심어 축복의 땅으로 만들었던 것 같이 저도 우직하고 충성스런 주님의 제자가 되어 나무 심는 사람이 되라는 비전을 마음에 품게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열정을 가지고 사명을 다하는 주의 우직하고 충성된 제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주님께 기도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만약 주님께서 돌아오라 부르셨을 때 내가 나만의 욕심으로 나태함으로 끝까지 주의 부르심에 순종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주님께서 주신 사명의 길인 제자의 삶을 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몇 년에 시간을 두고 받았던 제자훈련이었지만 절대로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힘겹고 고된 시간은 저의 대가 지불이었고 그로 인해서 저는 이처럼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양육훈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세계비전의 꿈과, 꿈에도 소원인 재생산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우직하고 충성된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