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가서 제자를 삼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주신 우리의 가장 큰 사명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말씀에 순종하고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책 겉장에 써 있는 구절 중 하나를 여러 번 읽어 보았습니다. 누구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제자가 되지는 못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제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제자는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접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는 달랐던 듯싶습니다. 하나님께서 군사반을 재수강하라고 하셨고 난 그 말씀을 거역할 힘이 없었습니다. 나는 어린 아들 둘이 있습니다. 양육을 받을 때의 시기는 너무 추웠습니다. 그렇지만 양육을 포기하기엔 주변 환경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았습니다. 한 주, 두 주 양육을 받았고 어떤 날은 아파서 우는 아이를 들쳐 업고 올 수밖에 없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린 아이를 업고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버스를 기다리며 양육을 받으러 다녀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서럽게 울면서 하나님을 찾았던 날들이 얼마였던지...

그러나 하나님은 반전의 하나님이신 것 같습니다. 100을 드리면 120을 주신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 말이 맞다는 확신을 주시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몇 개월의 대가지불을 하게 하신 뒤 어린 아들을 좋은 조건의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나는 그때 대가지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가 가지고 싶듯이 내 몸이 조금 편해지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레바퀴의 삶도 제대로 살지 못했고 나는 심신이 약해져 갔고 악한 마귀는 이런 틈을 절대로 놓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는 고열에 시달렸고 구토와 설사로 약을 먹어도 낫지가 않았습니다. 난 사단마귀가 쳐 놓은 낚싯줄을 덥석 잡고 말았습니다. 양육을 빼먹고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당당함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후회로 나타났고 그 후회는 불안함으로 나타났습니다.

난 회개의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저의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난 두 번 다시 이거 못하겠으니까 제발 수료 좀 하게 해 주세요.’ 하나님은 간절히 기도하는 자의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했던가? 하나님은 나에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응답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하나님을 외면하고 사단의 손을 잡았기에 난 그토록 원치 않았던 재수강의 기쁨 아닌 기쁨을 맛보아야 하는 현실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실망에 쌓여 하나님께 반항을 하였습니다. 아무런 제자의 삶도 살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제자는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제자는 될 수 없다고 그랬듯이 나는 이미 하나님께서 선택하시어 제자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전도할만한 사람과 낙심자를 붙여 주셨고 내 입에서 간증이 흘러나오게 하셨으며 그를 위해서 기도를 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주저앉으려고 하는 나에게 자꾸만 비전을 보여 주셨습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열린모임을 여는 환상을 보여주시고 자신감과 확신을 자꾸만 심어 주셨습니다.

나는 쉬고 있었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아시고 주님은 쉬지 않으시고 그동안 심으려고 노력했던 나의 비전을 조금씩 꺼내어 보도록 하셨습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그렇게 바라시는 주님과 내가 하나 되는 제자의 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재생산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참되고 신실하고 주님의 참된 일꾼으로 순종하는 참된 제자의 모습인 나를 재생산 하고 싶습니다.

우리 동네는 얼굴도 피부색도 다른 사람들이 적지 않게 모여 삽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위해서도 저희 집 문을 개방했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언니가 너무 좋아요.”라고 서툰 말솜씨로 말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 전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아무리 보여주시고 말씀하셔도 모르고 딴 짓만 하는 아둔한 저에게 저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항상 함께 하리라!”

저는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에벤에셀 하나님께서 왜? 군사반을 재수강하게 하셨는지, 왜? 낙심하게 하셨는지, 그리고 왜? 비전을 보여 주시고 말씀하셨는지.

태어나는 제자가 아니라 잡초처럼 짓밟혀도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는 훈련된 참된 제자를 만드시기 위함이였음을 말입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성숙된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훈련을 받고자 합니다. 이 마음이 끝까지 변함없도록 주님께서 지켜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