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기를 소원합니다

고경민 청년

저는 양육반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었습니다. 훈련에 대한 여러 가지 의구심이 저에게 선뜻 훈련을 시작하지 못하게 했고, 그러한 생각들은 풀리지 않는 저의 숙제로 남아 계속해서 저를 옭아매며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일교회 청년으로서, 언제까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에 대한 사모함이 없는 상태에서 훈련을 시작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뜩, ‘훈련이 어떠한 것인지 생각하기 전에, 내가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해야 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저를 강하게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도 끝에 양육반을 신청했고 그렇게 저는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지내는 시간에도 계속해서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서 양육반 훈련에 대한 사모함이 커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일예배에서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가라사대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를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 고린도후서 6:1~2 -

저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서는 더욱 감사하게도 바로 그 다음날 교회 수련회를 계획해 주셨습니다. 차를 타고 목적지인 타 교회에 도착할 때까지 그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더욱 확실하게 이 말씀이 저의 말씀이 되기 원한다고, 이 말씀을 통한 하나님의 뜻을 알기 원한다고 기도하면서 수련회를 기대했습니다. 찬양과 십자가 영상, 말씀 등을 통해 조금씩 나의 마음이 더욱 열려갔고 밤이 되어 기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찬양단에 서있던 저는 잠시 마이크를 놓고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사모하는 마음으로 기도했고, 목사님께서 안수해주실 때 이전까지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성령님의 만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기도의 시간이 끝났지만 저는 잠시 휴식 후에 예배당으로 다시 들어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약속의 말씀에 관한 더욱 구체적이고 정확한 하나님의 약속하심을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이 말씀을 통해 저의 훈련뿐만이 아니라 열린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평안함 가운데 기도를 마치고 일어섰습니다.

이렇게 큰 기대감으로 시작된 저의 양육반 훈련은 저를 그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게 했습니다. 성경 말씀을 적으며 예습하는 것과 큐티, 그리고 매일 4장의 성경을 읽는, 이 모든 일에 성실하게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밖에서 밤을 새고 들어와도 매일 읽는 성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이러한 노력은 예배를 향한 저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그리고 너무 늦은 늦잠에도 예배를 포기 하지 않고 일어나서 예배에 참석하려는 마음을 품게 하셨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작기만 한 노력일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보았을 때 큰 변화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양육반이란 훈련은 이렇게 저에게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게 서 있으려고 하는 마음을 더욱 커지게 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 학기 시간표가 맞지 않아 그만두었던 과 큐티 모임을 다시 계획하셔서 큐티를 통한 말씀의 풍성함에 갈급하던 저를 도우셨습니다. 그리고 영혼을 향한 마음을 가르치시기 위해 저를 새가족 섬김이 사역에 사용하셨습니다. 작지만, 영혼을 품는 마음을 알게 하셨고, 섬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단지 수업에서의 깨달음뿐만이 아니라 모든 상황들을 들어 저를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좋으신 하나님께 얼마나 엎드리고 낮아져서 회개의 눈물을 흘려야 되는지, 셀 수도 없지만 그런 부족한 저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간증문을 쓰고 있는 지금 더욱 확실하고 분명하게 느낍니다. 애써 무언가를 찾아보려고 두리번거리고, 이곳저곳을 헤집어 보고,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주저앉아 있기만 하던 절 긍휼하게 보시고, 약한 저를 위해 약속의 말씀 위에 서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하심. 그것이 저를 살게 한다는 것을, 그 놀라우신 사랑 앞에 내 사모하는 마음과 생명밖에 바칠 것이 없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 어린 아이 같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부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합니다. 정말, ‘양육의 기쁨’이라는 교재의 제목처럼 언제나 훈련에 대한 기쁜 마음을 가지고, 주님 한 분만으로 나는 만족한다고 선포하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