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기독교를 받아들인 서구 사람들은 예수님의 얼굴을 잘 생긴 미남으로 표현했습니다. 훤칠한 키에 기품이 넘치는 얼굴을 화폭에 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 53:2) 라고 하였습니다. 30세가 되도록 나사렛에서 거칠고 험한 일, 힘든 일을 했기에 품위 있고 온화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귀공자 같은 모습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네가 아직 50도 못되었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느냐”(요 8:57)고 소리 질렀는데 50세 가까운 나이로 겉늙고 지친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나 제자들이 본 예수님의 모습은 얼굴에 광채가 났으며 평화, 기쁨, 감사와 감격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고향과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얼굴이 이렇게 다르게 보일까요.

 예수님의 얼굴은 욕심을 초월한 얼굴입니다.

 40일을 금식하신 예수님에게 마귀가 찾아와서 부와 명예, 권세로 유혹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사탄을 물리치시고 진리의 말씀만으로 사셨습니다. 예수님처럼 더러운 욕심을 버리고 진리 가운데 서면 반드시 삶에 광채가 나는 법입니다.

 월남(月南) 이상재 선생님을 왜경들이 회유하고 유혹하였지만 듣지 않자 거금 5만 원을 주면서 이 돈으로 시골 가서 땅 사고 집 짓고 하인들 거느리고 편히 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면서 「차라리 날 죽이시오. 나는 태어날 때부터 편히 살 사람이 아니요.」 그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기에 왜경들도 어쩔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빛이 있으면 결코 무기력하지 않습니다.

 주님 얼굴은 미움을 초월하는 사랑의 얼굴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을 가장 흉악한 죄인처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예수님은 죄를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그러나 죄인이 진심으로 용서를 빌면 언제나 받아들였고 용서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고 고통이 극에 달했는데도 용서를 비는 강도를 향하여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을 향하여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고 외치셨습니다. 형을 집행하던 백부장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 속에서 나오는 영광의 빛, 광채를 보고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마 27:54)고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돈 많이 벌어서 주의 일 많이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대단히 큰 착각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돈보다 얼굴에서 이 빛이 나야 합니다. 많은 돈이 이 빛으로 더 큰 힘을 얻는 것입니다.

 주님의 얼굴에는 죽음을 초월한 믿음의 빛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당당함은 돈이나 지위, 권세가 아니었습니다. 살릴 권세와 죽일 권세가 있는 빌라도 앞에서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서 계시던 주님에겐 세상적으로 아무 권세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초월한 믿음이 어느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한 것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던 이 영광의 광채가 온 세상을 변화시키고도 남는 가장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를 믿는 성도들의 얼굴에 이 빛이 나타날 때 세상은 변화되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