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거리는 폭양에도 사람이 사는 땅에는 양지와 음지가 있습니다. 양지처럼 밝고 깨끗하고 힘이 있는 때가 있는가하면 음지처럼 춥고 어둡고 습하고 버려진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는 것처럼 답답하고 괴로워할 때가 있는가하면 푸른 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달려갈 때가 있는 것입니다. 양지에서는 즐거워하고 좋아하는데 음지를 만나면 낙심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지나 음지 모두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 23:4)

예수님에게도 양지와 음지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세제자를 데리고 높은 산에서 기도하시다가 변형되셨습니다. 그 자리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셔서 세 분이 말씀 나누시는 것을 본 베드로는 너무나 황홀하여 자기도 모르게 이런 소리를 질렀습니다.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만일 주께서 원하시면 내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님을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리이다”(마 17:4)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끌고 산 밑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산아래는 인생의 고뇌와 질병, 더러운 귀신의 농간에 현혹되는 백성들이 있었습니다. 찬란하고 영광스런 양지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음지에서 낙심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기 위하여 내려오셨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도 호화롭고 영화로운 곳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음지 속으로 들어가서 어둠을 밝혀야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산 밑으로 내려오면서 제자들에게 산위에서 본 찬란한 양지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경계하셨습니다.

참 믿음의 사람은 침묵해야 합니다. 

음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는 함께 아퍼하고 함께 땀 흘리는 모습이 더 큰 용기와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복을 받아 이렇게 잘 산다는 것보다 그들 속에서 음지를 양지로 만들려는 노력이 더 귀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좀 아는 것이 있다고, 조금 본 것이 있다고 다 들어내고 아는 체하는 것보다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되새김하는 것이 더 귀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좋은 것을 가졌다고 섣불리 자랑하면 빼앗길 수 있습니다. 은혜 받았다고, 믿음이 있다고 드러내고 자랑하다가 마귀에게 빼앗긴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게 하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갔던 교포들이 한 때 잘 되었습니다. 모두 잘된다라는 소문에 강도들이 한인만 노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 원리는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헤와 은사 자랑이 찬란했던 고린도 교회는 분쟁이 끊임없었습니다. 큰소리 치고 잘된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베드로가 호언장담하였지만 세번씩이나 부인하는 나약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까지 침국하셨습니다. 결국 빌라도가 예수님의 무죄를 주장하였고 현장에 있던 백부장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믿음생활이 고달프고 힘들어도 입술의 열매가 거칠어지거나 상처가 되지 않도록 침묵하는 것이 더 귀합니다.

더 깊은 진리 때문에 침묵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가슴 속 깊이 숨겨진 진리요 인격입니다. 진주는 바다 밑 갯벌속에 숨어 있는 진주 조개 속에 있습니다. 길바닥에 굴러 다니며 사람의 발길에 채이는 돌맹이는 값이 없습니다. 금도 땅 밑 돌을 깨뜨리고 깊이 들어가서 얻어낸 것을 정제하고 순도를 높여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아직도 천연 진주의 비밀을 다 밝혀내지는 못하였습니다. 가장 믿을만한 학설은 모래같은 이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불편해서 견딜 수 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장 토해내 버리지 않고 진주 조개의 특유한 액으로 감싸기 시작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싸고 또싸면 체내에서 자리잡게 되고 세얼이 지나면서 오색이 영롱한 보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도 진주조개와 같아야 합니다. 속이 상하고 고난과 괴롬이 있어도, 모함하고 비방할 때 모두 토해내면 편하고 깨끗할 수 있어도 오색이 영롱한 삶의 진주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음지라 해도 입을 다물고 위하여 기도하고 감싸고 견디면 찬란한 진주같이 영롱한 빛을 지닌 아름다운 신앙인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양지도 있지만 음지도 있습니다. 양지에서는 힘있게 성장하고 커야하고 음지에서는 내면의 값진 진주를 만들어 내면 아름답고 멋진 인생을 영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음지도 하나님의 은혜로 받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