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점령한 로마는 도로를 개설하고 유사시에 군대를 보내 제압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어떤 길이든지 그 한쪽 끝은 로마로 가는 길이기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좀 더 깊은 의미에서 살펴보면 신앙인의 길이 모두 로마로 향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소개된 바울 사도의 행로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다메섹을 향하여 가는 길

먼 외국까지 열정적인 모습으로 뛰어가서 신앙인들을 잡아오려고 가는 길입니다. 자신만만한 길입니다. 그를 막아설 사람도, 만류할 사람도 없습니다. 자기 길에 대하여 자신만만한 사람. 이것이 우리가 주님을 만나기 전의 모습입니다. 이런 사람이 어느 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의 실존을 발견하게 되고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고백하는 말이 「주여, 내가 무엇을 하리이까?」 자신이 가지고 마음대로 휘두르던 자기 운명의 결정권을 주님에게 모두 맡겨드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 생애의 성공을 위해 뛰어다니던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 앞에 거꾸러지고 피 묻은 주의 손에 의해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다메섹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사람이 주님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사람을 찾아오십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바울 사도가 복음을 전하면서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안정과 번영의 길이 아닙니다. 장미꽃이 깔린 영광의 길이 아니라 형극의 길입니다.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행 20:22). 그는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길이 편치 않습니다. 강도와 독충이 우글거리는 광야를 거쳐 가야 하는 길입니다. 동족과 친척, 이웃과 형제들의 오해와 박해를 견디면서 가는 길입니다. 사람은 이 길에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만들어집니다. 목자의 손에 들려져 있는 지팡이와 막대기로 양을 만들어 가십니다. 독초가 있는 곳,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가면 막대기로 징계 하시고 위험한 곳에 빠졌을 때 끝이 구부러진 지팡이로 건져내기도 하십니다. 복음을 전하고 주의 말씀대로 살면서 당한 모든 고난에 대하여 보상하는 영적 예수살렘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 길 끝에는 모든 여정을 주장하시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며 보상하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로마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에 의해 체포된 바울은 가이사랴로 호송되어 2년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그 뒤에 배를 타고 로마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두 주간 표류하면서 죽을 고생을 하였습니다. 바울의 믿음과 지도력으로 구원을 받고 멜리데 섬에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그 섬에서 복음을 전하고 병자를 고쳐 주면서 대접을 받고 마침내 로마에 도착하게 됩니다. 다메섹에서 주님을 만난 뒤 그의 생애를 로마를 향해 움직인 길이었습니다. 이 길이 그의 생애를 마감하는 길이요 죽음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최대 소망이기도 하였습니다. 로마에는 포악한 네로 황제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가 가는 길 최종 목적지에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성도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