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서 절기를 지키다가 체포되어 가이사랴로 호송되어 감옥에 갇힌 바울은 세 차례 재판정에 섭니다.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는 사람들이 실패하자 유대인들은 전문변호사 더둘로를 고용하여 바울을 고발하여 유죄판결을 받아내려고 하였습니다. 대단한 말쟁이요 아첨꾼인 더둘로는 바울의 죄를 이렇게 말합니다.

 바울을 염병, 전염병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유대인이나 악인들이 볼 때 바울의 복음은 전염병보다 더 무섭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입니다. 인생의 수고와 피곤으로 지쳐 있는 영혼들을 치료하며 힘을 얻고 일어서서 승리하게 만드는 것이 복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악인들에게 복음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복음이 들어가면 악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악을 죽이고 어둠을 깨뜨리고 불의는 괴멸되지만 영혼이 살아나고 죄인이 의인되며 멸망할 사람이 구원과 영생을 얻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충분히 염병일 수 있습니다. 악인들에게 염병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부족이며 수치입니다.

 유대인을 소란케 하는 자라고 합니다.

 더둘로는 바울이 로마정부에 반역을 선동하는 자라는 뉘앙스를 주려고 합니다. 즉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이기에 잡아야 한다는 의식입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

 그러나 실제적으로 복음이 들어가면 소란이 일어납니다. 마치 가루 서 말 속에 넣은 누룩처럼 죽어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꿈틀거리게 합니다. “이에 내가 명령을 따라 대언하니 대언할 때에 소리가 나고 움직이며 이 뼈, 저 뼈가 들어맞아 뼈들이 서로 연결되더라”(겔 37:7).

 복음이 들어가면 추한 것들이 드러나면서 소란스러워집니다. 어두울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복음의 빛이 드러나면 전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어둠에 묻혀 살던 사람들은 빛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나사렛 이단의 괴수라고 합니다.

 괴수라는 말은 무리들의 맨 앞에 서는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의 맨 앞에 서서 무리를 이끌어가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늘 복음 전파의 선봉에 서기를 좋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나 같은 것을 용서하시고 새사람 되게 하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감격이 언제나 그를 복음전파 일선에 서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열정을 가진 한 사람이 세상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왜 마을 하나를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바울에게는 생생한 체험이 있습니다. 누가 물어도 명확하게 나타내 보여 줄 수 있는 증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야기만 있기에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바울을 이렇게 위대하고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였을까요?

 바울은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살았습니다. 인류가 하나님께 대한 소망을 포기하면 인간의 모든 소망도 끝나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소망에서 하나님이 사라지면 나머지는 신기루와 같은 것입니다.

 바울에게는 부활에 대한 소망이 있습니다. 유명 백화점 야채나 생선 코너에서 저녁때가 되면 물건을 아주 싸게 팝니다. 이유는 내일은 결코 팔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끝인 것은 값이 없습니다. 사람도 부활의 소망이 없다는 것은 인생 자체가 비참하고 불행한 것입니다.

 누가 무슨 이유로 고발한다 해도 그리스도인이 소망을 간직하고 살면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고발을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에게 확신과 증거, 소망이 있는지 날마다 확인하고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