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성도)는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여행하는 사람이기에 「나그네」입니다. 그런데 세상의 나그네와 다른점은 어떤 환경을 만나도 중도포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신앙인이 출세해도 중간역입니다. 병을 고쳐도, 부자가 되어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도, 인기가 절정에 올라도 종착역이 아니기에 신령한 여행을 중도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토기장이의 이야기입니다.

제1차 정류장이 있습니다.

흙이 산에 있을 때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습니다. 떨어진 낙엽, 죽은 나무까지, 짐승의 뼈, 돌맹이, 여러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흙이 어느 것 하나 거절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태고의 오랜 침묵을 깨고 기계 소리, 사람 소리, 연장 소리가 나더니 차에 실려 창고에 보관되었습니다. 며칠 있더니 사람들이 흙을 차에 실어서 1호실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창고로 옮겼습니다. 그곳은 여러개의 물통이 있는데 그 속에 흙을 집어넣고 돌맹이, 나무가지, 짐승 뼈 같은 불순물을 다 골라내고 흙만 물에 가라 앉혀 놓습니다. 이것이 신령한 여행이 첫 번째 정류장입니다. 세상의 진흙구덩이 속에서, 육신의 정용,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속에서 음란, 방탕, 시기, 질투, 미움, 각종 더러움과 같이 섞여 살다가 제 1차 정류장에서 눈물로 자복하고 더러운 것을 걸러내로 정결하고 순수해지는 과정을 겪어야 쓰임받을 수 있습니다.

제2차 정류장도 있습니다.

가라앉아 순수한 진흙은 제2호실이라는 작업장으로 옮겼습니다. 떡 벌어진 인부들이 몽둥이, 방망이, 커다란 망치로 진흙을 두들기기 시작합니다. 흙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점도를 높여서 떨어지거나 갈라지거나 부스러지지 않도록, 연합해서 결코 떨어지지 않도록, 하나의 공동체가 되도록 연단합니다. 점도가 높아지려면 흙 속에 덩어리가 있으면 안됩니다. 고집, 아집, 교만, 불순종, 자랑하려는 덩어리들을 모두 깨뜨려 하나가 되게 합니다. 인생도 환난이라는 몽둥이, 시련이라는 몽둥이, 시험이라는 커다란 망치로 쉴새없이 두들기는 것입니다. 신앙인이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신령한 여행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도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갈대아 우르를 떠나서 28년의 긴 여정을 통해 복의 근원, 믿음의 조상으로 세움 받았습니다.

제3차 정류장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잘 다져진 점토를 녹로 위에 올려놓고 빠르게 돌립니다. 그리고 토기장이의 뜻대로 접시, 꽃병, 밥그릇, 토기장이의 원하는대로 그릇을 빚어냅니다. 의사가 되려는 사람을 군인으로, 사업하려는 사람을 교사로, 기술자가 되려는 사람을 목사로,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가장 귀한 것으로, 가장 멋진 것으로 빚어내시는 것입니다. “나는 부장이 되어야 하는데 왜 계장이냐?”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계장이 하나님께서 말텨주신 자리인 줄 알고 하나님께 부끄럽지 않게 충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된장찌개는 반짝반짝 빛나는 스텐레스 그릇에 담지 않습니다. 못생긴 뚝배기에 끓여야 제 맛이 나듯 제 역할을 잘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져도 그냥은 쓸 수 없습니다. 뜨거운 가마에 넣고 뜨거운 불로 구워야 합니다.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되었다고 그릇이 아닙니다. 불에 들어가서 구워져야 단단해집니다. 가마의 온도가 700도, 800도이면 질그릇이 됩니다. 그 온도가 1,200도가 넘어가면 도자기가 됩니다. 인류가 가마의 온도를 1,000도를 넘기는데 600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구워진 것을 유약을 칠해서 다시 한 번 구우면 찬란히 빛을 내는 청자, 백자, 분청 자기가 되는 것입니다. 가마에 불을 끄고 식힌 다음에 토기장이는 마지막 점검을 하고 흠있는 것, 찌그러진 것,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끼지 않고 깨버리고 감히 표현하기 어려운 최고의 명품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 좋은 그릇, 귀하게 쓰이는 그릇, 명품 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