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A-1목장 한상익 집사입니다.

저희 친가 쪽은 새벽 12시에 온 친척들이 모여 열심히 제사를 드리는 유교적인 곳이었고, 대조적으로 외가 쪽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교회의 장로님과 권사님 직분을 가지실 정도로 신실한 기독교 집안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 후 삶에 치여 교회에 나가시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는 이모들의 강요로 동네 근처에 교회에 잠깐 갔었는데 가는 것이 귀찮았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는게 싫어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 이었습니다. 

그런 후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즈음 IMF가 터져 저희 집의 가세가 많이 기울어 졌습니다. 그 때 가끔 나갔었던 교회도 더 이상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과자 사 먹을 돈도 없는데, 1000원씩 헌금하는 것이 싫었고, 교회에 가 있는 시간에 잠이나 좀 더 자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20년동안 다니던 회사를 권고사직 받으시고 퇴직 후 받으셨던 매우 큰 퇴직금을 투자하셨다가 모두 날리셨습니다. 매일을 술과 담배로 세상을 한탄하셨으며, 항상 술을 마시고 들어오셔서 어머니와 저에게 술주정을 부리시는 분이셨습니다. 이로 인하여 부모님 사이의 갈등, 저와 부모님 사이의 갈등은 너무나 심해졌고, 저는 아버지를 매우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가난해진 저희집은 쌀이 없어서 라면만 먹기 일쑤였고, 외식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 가족을 밑바닥으로 내동댕이 쳐버린 세상이 너무나 싫었고, 철없이 저는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든 아버지가 더더욱 싫어 졌습니다. 항상 저의 마음에는 세상과 가정의 대한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돈을 벌면 절대로 이렇게 살지 않으리라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저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집에 혼자 있는 날은 부모님의 싸움소리와 특출난 능력 없는 저를 생각하며 걱정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런 때 일수록 죽으면 편해지지 않을까? 자살하고 싶다. 나는 인생을 왜 사는 것일까? 이렇게 힘든 삶을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TV나 행복한 가정 속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어떻게 저렇게 밝게 가족끼리 웃을 수 있는거지? 라는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언제나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4학년 때 이모들이 미국에 와서 살아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도피성으로 4학년 2학기가 시작하기 전 미국으로 도망갔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막내 이모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모는 저에게 집에서 살려면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한데, 규칙 중 첫 번째가 교회에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공짜로 집을 제공해 주는데, 그것은 전혀 어렵지가 않다고 하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교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 교회에는 한국 친구들이 많았고, 별로 느껴본 적 없는 너무나 화목한 분위기에, 항상 제가 교회에 가면 가족보다도 더욱 살갑게 반겨주는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평일에 교회에 가도 언제나 친구들이 그곳에 있어서 너무 즐겁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시간이 나면 교회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너무나 즐거운 마음에 교회에 다니지 않는 한국인 친구들에게 우리 교회에 가자고 전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스케쥴이 있어서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교제가 그만큼 너무나 좋았고 제 안에 기쁨이 넘쳐 교회에 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세상의 어떤 공동체도 이렇게 만났을 때만큼 좋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미국의 한인 교회를 지속해서 나갔고 그렇게 출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일 예배도 열심히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제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아무런 걱정거리와 근심과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득히 먼 옛날 어릴 때 느꼈었던 왠지 모를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매일매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나중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막막한 걱정거리가 제 머리 속에서 나가지 않고 무능력한 제 모습을 보며 불안감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날은 왠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평안이라는 단어에 지식만 갖고 살았던 제가 실제로 느껴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제 안에 평강과 평안이 넘쳤습니다. 저는 그저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렸을 뿐이고, 사람들이랑 교제했을 뿐인데 이러한 것들을 느끼니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의 1년이 지나가고 한국에 가서도 꼭 교회에 가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분수에 맞지 않게 일본 모델이었던 친구와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가 교회에 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항상 저에게 자신을 믿고 살아가라는 말을 했습니다. 언제나 티비속에 나오는 또는 어느 영상속에 나오는 말처럼 나 자신을 믿고 살아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교회에 가려고 했던 다짐은 희미해져가고 어떻게든 졸업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지자마자 다시 제 마음은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연락이 잘 되지 않지만 모든 것에 집착을 하는 여자친구와 다툼이 계속 일었고, 결국 어떤 사건의 발단으로 헤어지게 됐습니다. 그 헤어짐의 결과는 여성공포증과 혐오로 제게 상처로 다가왔고, 초기에는 어머니를 대하기가 무척 힘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업할 때가 되어 취업스터디에 들어갔는데, 교회를 다니고 있던 형이 저에게 다가와 행복모임에 오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교회라는 잊고 살았던 것을 다시 기억하고 미국에서의 생각이 떠올라 다시 그곳에 갔습니다. 사실 모임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수님이 저를 구원하셨다라는 것을 조금 더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또한 저를 인도했던 형이 저를 잘 챙겨 주어 그때 미국에서의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고 우리 예일교회에 처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에 다니면서 순종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때의 저에게는 순종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거북하게 하고 불쾌감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 단어가 세상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갖는 것, 나의 주장이 없는 사람, 어떻게 내 생각대로 살아가지 않고 그렇게 남이 시키는 대로 사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지 1년이 흐르고, 청년들과 친해지며 주님이 조금씩 어떤 분이신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주님을 알면 알수록 여성공포증과 혐오라는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무엇을 하던 찾을 수 없었던 그 평안함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고 그 평안함 자체가 저를 행복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하거나 이뤘을 때만 얻거나 아주 멀리 있는 것도 아닌, 우리 삶 아주 가까이에서 있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마음이 너무 힘들 때 기도를 하면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교회 사람들을 보내셔서 위로하게 하셨고, 돈이 없어 점심 저녁을 못 먹게 생겼을 때에도, 기도를 하면 전화가 와서 교회로 점심 먹으러 오라는 메시지를 받던가, 저녁에 빵집 알바를 하던 친구가 빵을 수북하게 가져와 저의 배고픔을 해결하게 하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위로를 받거나 허기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기뻤지만, 더욱 기뻤던 것은 저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응답을 하신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교수님께서 독일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돈은 하나도 없었지만, 성공에 대해 열망이 있던 저는 그곳에 가면 어떻게든 성공할 수 있는 미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제안을 받은 동시에 교회 필리핀 아웃리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웃리치에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주님께서 내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을 확실히 믿게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미래를 책임지시는 주님을 믿기에 제 삶의 10분의 1을 드리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10분의 1은 아니지만, 독일 유학길을 포기하고, 1년 동안 필리핀 단기 선교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의 친구들과 교회를 제외한 사람들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교회를 다니지 않던 저의 제일 친한 친구는 정말 미쳤구나 라고 하며 욕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말을 제게 해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도도 모두 응답해 주시는, 그리고 지옥과 같았던 나의 삶을 행복의 나라로 이끄셨던 주님인데, 1년을 주님을 위해 바치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으로 하나님께 순종을 했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대로 나를 믿고 살 때에는 어떤 미래도 장담하지 못했던 것을 하나님께 맡겨버리니 저의 미래는 두려움이 더 이상 자리잡고 있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1년 단기선교를 갔을 때는 사실 사회적으로 볼 때 적지 않은 나이였습니다. 30세가 넘었었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전공에 관련된 커리어가 적게는 2년 많으면 3년이 끊겨 사실 저의 전공과 관련된 취업도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단기선교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앞날이 두렵다기 보다는 기대가 됩니다. 지금은 취업을 함과 동시에 느리지만 천천히 사업을 한단계 한단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사업에 관련된 것들을 사장님과 사모님이 직접 가르쳐 주시기도 하고 사업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감사하게도 제게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부어주시고, 실행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와 약속하셨던 것을 잊지 않게 하시고, 끝까지 지치지 않도록 하시는 주님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더욱 감사했던 것은 선교를 갔다 온 후 더 이상 저희 부모님은 서로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십니다. 어머니는 다시 교회에 출석하고 계시며 매일 새벽에 성경을 필사 하십니다. 그리고 교회를 다니시지도 않던 아버지는 저에게 가끔 카톡으로 예수님께 감사하다는 카톡을 제게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아버지께 다시 좋은 직장을 허락하셨으며, 저희 가족은 더 이상 가난하지 않고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세가족이 차에 타면 어렸을 때 그토록 상상으로만 바라고 그리던, 즐거운 이야기를 하며 화목한 분위기가 우리 가족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 가정을 책임지시는 저희 아버지 입니다. 저 또한 결혼해서 저희 아버지와 같은 가장이 되기를 원합니다. 할렐루야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저를 지금까지 달려오게 해 주시고 지금 이곳에 서있게 말씀과 위로와 응원해주신 저의 스승님이신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이렇게도 못난 저를 다시 회복시키시고 끝까지 품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간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