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는 교회의 비전이 저의 비전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남들은 1년 4개월이면 마친다는 훈련을 전 3년 7개월이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으실 줄 압니다. 그러나 제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세상이 주는 기쁨과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은 비교할 수 없었으며, 고귀한 하나님의 비전에 아름다운 도구로 쓰임 받고 싶은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4년이란 시간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훈련받기 전의 모습은 제 안에 신념이 너무 강해서 다른 이들의 생각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설득하면 설득을 했지, 무작정 따라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Yes'보다는 ’Why?'란 말을 더 많이 하는 저였습니다. 제 안에 옳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순종 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훈련을 받으면서 비전이 없는데 수료를 한다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저렇게 수료해도 되나 정죄할 때도 있었으며, 그런 훈련이라면 졸업하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예일교회에서 자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느껴지는 거리감은 예일교회를 내교회라고 생각지 못하게 했습니다.

과정이란 생각에 더 좋은 훈련이 있다면 제자대학을 굳이 졸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고자 하면 해야 합니다. 이해가 될 때까지, 그리고 순종이 될 때까지 하나님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싶었습니다. 또한 훈련받기 전에는 평신도 사역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주님의 일을 하려면 신학대에 가야 되는 줄 알았고, 가고 싶어했습니다. 제자대학을 시작했던 3번째 열린모임 때 강목사님이 제자대학을 마치고 나서 그때도 변함없으면 신학대에 가라고, 또 풀타임사역자로 서게 되면, 보내줄 수도 있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양육반, 제자반, 군사반을 생각하니...너무 오래되어 어땠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강한 신념 때문에 권위에의 순종이 가장 어려웠고, 독특함을 좋아하고, 독립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제게  많은 사람과 공통된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과 교회의 비전에 제가 함께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만나고, 훈련을 받으면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꿈도 변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주목 말고, 하나님이 눈을 떼지 못하는 복음 사역자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대학졸업을 하면서 인테리어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 목요일과 주일을 온전히 섬길 수 있는 직장을 놓고 기도했습니다. 면접 때마다 주일도 격주로 나올 수 있냐는 말에 당연히 안된다고 말하고 나오면서도 어디로 가야 되는 것인지, 어떤 직장을 주실지 기도했을 때, “'경민아, 너는 집을 세울 사람이 아니야,'사람을 세우게 될 것이다.'”라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친구 한 명이 열린모임에 와서 영접하는 것을 보았던 날, “'이제는 네가 기뻐하는 일 말고, 내가 기뻐하는 일을 하지 않으련?”' 물어오셨을 때, 주님이 좋아하시는 것이 진정으로 나의 기쁨임을 알았기에 과감히 인테리어라는 내 욕심 가득한 직업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3년 전, 군선교연합회로 인도하여 주셔서, 지금은 홍보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제게 하나님께서는 가지고 있고, 배웠던 모든 재능들을 다 꺼내어 사용하고 계십니다.

물질관도 많이 바뀌었는데, 내가 노력해서 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공급을 의지하게 하셨습니다. 항상 절약하고, 아끼는 것에만 익숙해 있던 삶에서 나눌 때 더 풍성히 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에 더 큰 기쁨과 재물도 채우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에 제게 주신 물질이 쓰이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내게 정말 필요하면 주실 것이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녀서인지, 긍휼의 은사를 주셔서인지 저는 약한 자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을 고쳐주는 것을 TV에서 보면서 저렇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 인테리어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중고등부를 보내면서 욕심 아닌 욕심으로 대학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훈련을 통해 "구제"가 아닌, 정확한 ‘"선교’"라는 비전이 생겼습니다. 집을 고쳐주면서 삶의 희망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인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예수가 그들안에 없다면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량과 집이 아니라 복음임을 명확하게 안 것입니다.

어느날 문득 지금 왜 여기에 있는가 물음이 던져졌습니다. 먼 곳으로 학교가는 것에 반대했던 부모님과 선생님을 설득해서 인테리어 공부하려고 왔던 학교인데, 지금은 쓰이지 않는 지식들에 왜 가톨릭대학교에 왔는지 물었을 때, 하나님은 ‘가톨릭대학교는 너의 학력을 만들어주는 곳이 아니었단다. 공부하러 온게 아니라, 선교지다. 너의 선교지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황무지 같은 땅을 넘어서서 기독교인들의 신앙자체를 흔드는 땅, 그렇게 신앙을 잃은 후배를 보았습니다.

가대에 오기 전에는 왜 그렇게 기독교는 독단적인 것이냐고 저도 똑같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대학교에 와서 가톨릭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기에 명확한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톨릭대학교에서 찬양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배하게 될 것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톨릭대학교를 포기할 수 없어, 전도팀을 만들어 땅을 밟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한 비전을 위해 기도했을 때 놀랍게도 사람들을 붙여주시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순종함으로 행동했을 때, 하나님께서 채우시는 것을 보게 하십니다.

지난해 백두산 정상에서 주신 찬양을 잊을 수 없습니다. “네가 밟는 모든 땅 주님 다스리리 너는 주의 길 예비케 되리” 라는 파송의 노래. 주님은 저를 참 많이 돌아다니게 하실 참입니다. 안정적인 것을 싫어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제게 땅밟기 기도가 습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지금도 군부대, 군인교회를 취재차 여러 곳에 다닐 때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기도를 하게 하십니다.

며칠 전 누군가가 제가 베드로를 닮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제가 유독이 좋아하는 성경구절과... 그리고 말씀들. 설교만 나오면 눈물이 나는 말씀들 모두 베드로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제게 베드로에게 하셨던 말씀을 똑같이 하셨나 봅니다. 그리고 저도 베드로처럼 똑같은 대답을 하였습니다. 보자기에 부정한 음식들이 내려왔을 때, 먹을 수 없다고 했던 베드로, 주님께서 발을 씻어주시면서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에 온 몸을 씻어달라했던 베드로의 마음, 물고기를 잡고 와서 나는 죄인이라고 고백했던 베드로의 마음, 제자들은 12이지만, 주님을 제일 사랑했고, 수제자가 되고 싶어했던 그 사랑과 신념이 100% 공감이 됩니다. 주님은 또 다시 물으십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는 것을 주님이 아십니다 대답하면 여지없이 “내 양을 먹이라”하시지요. 그러면서 자꾸만 눈물이 나는 것은 신념이 강했던 베드로, 가끔 주님의 마음에 합한 비전이 아닌 자신의 신념 때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던 베드로를 주님이 수제자로 옆에 두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방인에게 가장 먼저 보낼 자로 베드로를 택하셨고, 그 강했던 신념을 주님의 사랑과 진리로 꺾으시면서 위대한 사도로 쓰셨다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도전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제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사람을 볼 때의 시각입니다. ‘예수님 믿나 안 믿나’ 전도할 사람으로 보았던 모습에서 지금은 함께 사역할 동역자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에만 열정을 쏟았던 모습에서 양육에 힘을 쏟아 또 다른 제자로 삼는 것이 비전이 되었습니다. 훈련을 받는 4년 동안 가치가 변했고, 비전을 발견했으며, 열정을 주셨기에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 하실 일들이 기대가 됩니다. 저는 강의실보다 현장이 더 좋습니다. 하나님께서 훈련하시는 땅에서 훈련받으면서 사역하고 싶습니다. “오직 성령이 경민이에게 임하시면 경민이가 권능을 받고, 가대와 군대와 북한과 열방에서 나의 증인이 되리라” 말씀하십니다.

제자대학은 저의 단점들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변화시켜 가며, 그리고 은사들은 개발되어가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꿈과 열정만 가득했던 모습에서, 실제적인 사역의 방법과 영적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더 큰 비전을 약속해주시고, 축복해주신 값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하여 예일교회 훈련 파송 1호 선교사를 꿈꾸어 봅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주신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 나의 사랑이 아닌 주님의 사랑과 열정으로 양육하고, 주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가라고 하신 땅에는 어디든지 가서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났던 아브라함처럼, 혼자서 낯선 땅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서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났음에 감사하며, 이단이 판치는 세상에서 건강한 예일교회를 만나게 하신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자대학을 통해 교만하고 자신만 사랑할 줄 아는 저를 열방을 품고 기도할 수 있는 주님의 제자로 훈련시키시고, 그렇게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떠나 못사는 나로 만드심에 감사드리며, 포기하지 않으신 주님, 사랑합니다. 담임목사님과 강사목사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