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반을 지원하게 된 동기는 처음엔 제 뜻이 아니었습니다.

2005년 휴학을 하게 되면서 일로 공부로 지쳐가고, 점점 신앙은 깨진 유리컵에 물을 붓듯 차오름 없이 빠져나가기만 했습니다. 교회일도 부담만 되어갔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기도 바쁜데...’하면서 점점 핑계거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님께 조언을 구하게 되었고, 목사님께서는 제 신앙상태를 보시곤 양육반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썩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양육반을 해서 ‘신앙을 다시 키워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또 시간을 내야되는데..’ 라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망설이던 중 1기 양육반 수강생들의 수료예배를 통해서, 그리고 수료생들의 간증문을 읽으면서 가슴이 다시 벅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양육반 지원서를 제출하게 되었고 기대 반, 부담 반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전인적치유 수양회를 가게 되었는데, 가면서부터 몸이 안 좋아 힘들었던 저에게 주님은 더욱 많은 은혜를 체험하게 하셨습니다. 귀를 닫고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던 저에게 주님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계속 말씀하셨고, 단기선교 후 방언기도를 잊고 살았던 저에게 기대하지도 않았던 새 방언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렇게 전인적치유 수양회를 통해서 내안의 그 쓴 뿌리들이 삶 속에서 나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쓴 뿌리를 내려놓고 주님을 만나는 기쁨이 얼마나 행복한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양육을 받는 동안 많은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주님께 아무것도 맡기지 못하고, 오로지 내가 이루려고 했던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평안을 얘기했던 제 삶에,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게 되면서 진정한 평안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셨습니다. 또, 고기라는 삶의 필요를 잡으러 세상의 기준대로 얕은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엔 아닌 것 같아도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 깊은 곳으로 갈 때 더 큰 필요를 채우신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듯이, 한낱 작은 내가 하나님의 그 큰 섭리를 알지도 못하면서 내 맘대로 하려고 했을 때 얼마나 속상하셨고 아파하셨을지.. 그래서 순종을 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순종할 때 채워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크다는 것도 양육을 통해 알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비전이 뚜렷하지 않았던 제 삶에 확실한 비전을 심어 주셨고, 곧 교회의 비전이 나의 비전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비전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가져야겠다가 아니라,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가나안에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더욱 소명을 가지게 되었고, 구체적인 비전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숙제도 제때 못해가고 아직 개인 신앙에선 많이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24년 동안 진정한 제자가 되지 못했음을 깨달은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다는 의미가 단순한 종교행위가 아니라 바로 진리임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을 깊숙이 알 수 있는 계기를 이번 양육반을 통해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제 그릇이 새로워짐을 느낍니다. 물론 또 제 생활영역에서 많이 휩쓸리고, 힘들어져 여기저기 흠집이 날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제 그릇을 깨뜨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릇을 빚으신 하나님의 그 크심과 사랑하심을 바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